“큰 돈 벌 수 있다”…‘대리모’ 나서는 우크라이나 여성들

이예리 기자
에디터 이예리 기자|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젊은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돈을 벌기 위해 난임 부부의 ‘대리모’역할을 자청하고 있습니다. 집안이 어렵거나 더 풍족한 삶을 원하는 소녀들은 대리 출산의 고통을 감내하는 대가로 큰 돈을 받습니다.

2월 13일 영국 BB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서부의 한 작은 마을에 거주하는 여성 아나(Ana·가명)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마을 호텔에 취직했습니다. 어머니가 회계사로 일하고 있기에 집안이 가난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나는 ‘좀 더 많은 것’을 원했습니다.

그는 집, 차, 멋진 가전제품 등 삶의 질을 높여 줄 물건들을 원했지만 호텔에서 버는 월급 200달러(약 21만 원)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외국인 부부의 아기를 대신 낳아 주면 2만 달러(약 2100만 원)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아나 씨는 굳게 마음을 먹었다고 합니다.

유럽 곳곳의 난임 부부들이 우크라이나를 찾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들은 2015년 이후 인도, 네팔, 태국 등 여러 나라 정부가 대리출산에 제동을 걸기 시작하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우크라이나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나 씨는 “우크라이나에는 아이 없는 외국인 부부들이 아주 많이 찾아옵니다. 마치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처럼, 대리모를 통해 아이들이 줄지어 생산되고 있죠”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18세 때 언론 보도를 통해 대리모에 대해 알게 되었고 몇 년 간 고민한 끝에 21세 때 대리모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시 아나 씨는 이미 결혼해 딸아이를 낳은 상태였기에 대리모가 될 자격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만 대리모가 될 수 있습니다. 친자식을 키우고 있으면 대리 출산한 아이를 부모에게 넘겨주었을 때 정신적 타격을 적게 받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2015년 대리모를 구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찾은 아일랜드 남성 마크(Mark)씨는 대리모 덕분에 아이를 얻었다며 좋은 중개소와 진료소를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마크 씨 부부는 당시 32세였던 대리모에게 곧바로 대가를 지급했으며 인간 대 인간으로서 좋은 관계를 맺었다고 합니다.

마크 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대리모로 자원하는 여성들 중 많은 이들이 어렵게 살고 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라며 “우리 부부에게 아들을 안겨 준 그 여성은 이미 딸이 있었는데 열다섯 살에 낳은 아기라고 하더군요. 딸아이를 대학에 보내서 자신과는 다른 인생을 살게 하고 싶다는 게 그의 꿈이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현재 두 번째 대리 출산을 앞둔 아나 씨는 대리모로서 ‘일’할 때 나름대로 보람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아이를 간절히 원하던 부부가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제게 ‘정말 감사하다’고 하는 걸 보면 좋은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제가 해 준 셈이니까요”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