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셋’ 있는 주인집에 불 질러놓고 ‘의인’ 연기한 보모

phoebe@donga.com2018-02-13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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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바이두(baidu)
아파트에 불을 질러 집주인 여성과 그의 세 자녀를 숨지게 한 중국 보모가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그는 불을 재빨리 꺼 주인 가족의 환심을 얻고 보상금을 챙길 목적으로 일을 꾸몄습니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 법원이 지난 2월 9일(현지시간) 3명의 어린이와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모환징(莫焕晶)이라는 여성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인민일보, 차이나 뉴스 서비스 등 언론이 전했습니다. 이 사건은 탐욕과 신뢰, 불평등과 방치에 관한 전국적인 논의를 촉발했습니다.

사건은 이렇습니다. 2017년 6월 22일 새벽 0시 7분경 항저우 상청 구의 한 고급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4명이 사망했습니다. 7월 1일 아파트 방화사건의 용의자로 보모 모환징이 체포됐습니다. 그에겐 절도 혐의까지 더해졌습니다.

도박 중독자로 많은 빚을 지고 있었던 모 씨는 남의 생명을 담보로 위험한 장난을 벌였습니다. 일부러 집에 불을 질러 재빨리 가족을 구하려 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불길은 너무도 빠르게 번졌습니다. 6살, 8살, 11살 난 아이들과 엄마 주샤오젠(朱小贞) 씨는 불길에 갇혀 유독한 일산화탄소 흡입으로 사망했습니다.

출처=Qq.com
일자리를 찾아 고향 광둥성을 떠난 모 씨는 주 씨와 남편 린솅빈(林生斌) 씨의 집에서 2016년 9월부터 일했습니다.

모 씨는 이 집에서 18만 위안(한화로 약 3100만 원) 상당의 물건을 훔치고 작년 3월과 6월 사이에 주 씨에게서 11만4000 위안(약 2000만 원)을 또 한 번 빌렸습니다. 모 씨는 법정에서 “모든 돈을 도박에 탕진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6월 21일 밤 온라인 도박으로 6만 위안(약 1030만 원)을 잃은 모 씨는 집주인의 시계를 훔쳐 3만 7500위안(644만 원)에 전당포에 맡겼습니다.

그런 뒤 모 씨는 불을 지른 뒤 빨리 꺼 주인의 환심을 얻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 씨는 집에 불을 지르는 정보를 온라인에서 검색했고, 라이터로 책에 불을 붙였습니다. 불길은 거실 소파와 커튼으로 옮겨붙었습니다.

2월 1일 공개 재판에서 피고인 모 씨는 “주 씨와 다른 피해자들을 다치게 할 생각은 결코 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끝없이 울었습니다.



모 씨 방화사건의 피해자들. 출처=바이두(baidu)
법원은 9일 모 씨의 동기를 “비열하다”라고 꾸짖고, “공공의 안전을 심각하게 손상하고 사회적으로 해를 입혔다”라며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은 린 씨는 자신의 블로그 ‘천국의 아내와 아이들’에서 법원의 결정을 환영했습니다. “악마는 마침내 법의 처벌을 받았다. 나는 200일 이상 밤낮으로 고문당했다. 오늘 마침내 판결이 나왔다.”

린 씨 측은 언론에 “린 씨가 그날의 악몽에 잠들 수 없다고 한다. 더 좋아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여전히 시간이 걸린다”라고 말했습니다.

모 씨가 항소할지는 불분명합니다. 중국 법에 따르면, 베이징 최고 인민법원이 사형을 검토해야 합니다.

모 씨의 방화 사건은 주거용 건물의 안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당국은 린 씨 가족이 살던 아파트 소화전 불량 문제와 소방관들이 주차할 수 있는 장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스매거진 카이신은 “단순히 피고를 사형에 처한다고 정의가 회복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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