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우울증으로 병원 갔더니 의료진이 ‘경찰’ 불러” 美 엄마 호소

이예리 기자
에디터 이예리 기자|
사진=Facebook
임신과 출산은 경사인 동시에 아이를 낳는 당사자인 엄마에게는 큰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고통을 견디며 아이를 낳은 뒤에도 출혈이나 통증은 물론 우울감과 자존감 저하 등 정신적 문제를 호소하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특히 산후 우울증(post-natal depression)을 겪는 여성들은 극심한 우울감과 함께 폭력적 충동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는 여성 본인은 물론 아기에게도 해를 끼칠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미국 여성 제시카(Jessica) 씨는 지난 2017년 딸 키라(Kira)를 출산한 뒤 산후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스스로가 가치 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고 별 것 아닌 일에도 화가 났습니다. 이러다 말겠지 싶었으나 분노와 슬픔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고, 주변에 사정을 호소해 보아도 다들 별 일 아니라는 듯 말할 뿐이었습니다.

이러다 자기 자신을 통제하지 못 할 지경이 되면 아기에게 상처를 입힐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제시카 씨는 전문가와 상담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러나 병원 측이 산후 우울증을 ‘개인이 알아서 해결할 수 있는, 별 것 아닌 일’로 여겼기에 상담 약속 잡기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제시카 씨의 상담예약은 몇 번이나 일방적으로 취소당했습니다. 결국 제시카 씨는 “감정 조절이 안 돼 너무 힘들다. 빨리 진찰을 받아야 한다”며 간절히 호소한 끝에 겨우 병원에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담 당일 대기실에서 한 시간 넘게 기다린 제시카 씨는 의사 대신 경찰과 맞닥뜨려야 했습니다.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이유였습니다.

제시카 씨는 이 날의 황당한 경험을 SNS에 공유했습니다. 그는 “상담 신청을 할 때, 난 분명히 말했습니다. 아이를 세상 그 무엇보다 사랑하며 단 한 번도 학대하지 않았고, 든든한 남편과 이웃들이 나를 도와주고 있다고. 하지만 이성과 상관없이 자꾸 우울감이 덮쳐 와 상담과 약물의 도움을 받고 싶다고 말입니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오해는 풀렸지만 제시카 씨와 어린 키라는 열 시간 동안이나 바깥에 머물며 고초를 겪어야 했습니다.

제시카 씨는 “산후우울증은 산모 본인은 물론 가족 전체를 불행하게 할 수 있는 병이다. 우울증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출산 뒤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엄마에게는 충분한 상담과 필요하다면 약물치료까지도 지원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