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검사 기계까지 바꿔서 맥도날드에 ‘불량 패티’ 납품

동아일보
에디터 동아일보|
일명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을 일으킬 수 있는 햄버거용 패티(다진 고기)를 한국맥도날드에 납품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업체가 적극적으로 세균검사 기계까지 바꾸면서 불량품을 계속 판매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박종근)는 최근 맥키코리아 임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면서 이 같은 불법 정황을 추가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검찰은 영장을 재청구하면서 피해액도 16억 원이 더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16억 원은 맥키코리아가 국내 기준에 맞춘 종합효소 연쇄반응(PCR) 검사 기계에서 걸러진 불량품을 시중에 판매한 금액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통상 패티의 세균 감염 여부는 종합효소 연쇄반응 검사를 거친다. 이 검사는 제품에 O-157 등 장출혈성 대장균의 유전자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 햄버거병은 대부분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이 심해지면서 나타난다.

그런데 종합효소 연쇄반응 검사에서는 장출혈성 대장균 유전자가 발견돼도 그 균이 살아 있는지, 죽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때문에 발견된 세균을 일정한 조건에서 키워보는 배양검사를 해야 한다. 배양검사 결과 세균이 자라나면 감염된 불량품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국내 종합효소 연쇄반응 검사는 약 230가지 장출혈성 대장균을 모두 살펴보지만 미국에서는 O-157 등 피해사례가 많은 주요 7가지 세균만 검사한다.

맥키코리아는 2016년 7월 국내 기준에 맞춘 종합효소 연쇄반응 검사 기계를 도입해 패티의 세균 감염 여부를 검사하다가 불량품이 너무 많이 나오자 한 달 만에 미국식 기계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식 기계에서 불량품으로 나온 패티는 그대로 한국맥도날드에 납품했다. 검찰은 맥키코리아가 검사 기계까지 바꾸면서 불량 패티를 납품한 점이 고의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판단한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맥키코리아 경영이사 송모 씨와 공장장 황모 씨, 품질관리팀장 정모 씨 등 3명에 대한 구속 여부는 10일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

앞서 검찰은 맥키코리아가 O-157 대장균 검사에서 양성 결과가 나온 쇠고기 패티 63t(약 4억5000만원 상당) 등을 판매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된 바 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