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의 금수저 아이들이 이란 시위에 기름 끼얹어

phoebe@donga.com2018-01-08 16: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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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스러운 삶을 자랑하는 테헤란의 금수저들이 이란의 시위에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 12월 28일부터 이란 수도 테헤란 등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 부패, 저임금, 빈곤, 인플레이션 등으로 쌓여온 분노가 시위로 끓어오른 것입니다. 시위는 서민층을 중심으로 이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시위에 참여했다가 구금된 이들도 1000명이 넘습니다.

이런 가운데 시위대가 분노하게 된 원인이 소셜미디어에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부자와 빈자 사이의 엄청난 소득 불균형 증거는 이란 금수저들의 일상을 기록한 인스타그램 계정 @TheRichKidsofTehran에도 차고 넘칩니다. 공개적으로 볼 수 있는 이 계정에는 호화로운 대저택과 수영장, 고급 요트, 값비싼 시계, 슈퍼카, 디자이너 옷 등을 자랑하는 사진이 끊임없이 올라옵니다.

금수저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재력뿐 아니라 벗은 몸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진은 그들의 포스트에서 정기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입니다. 이들은 술을 마시는 사진을 많이 찍는데, 이는 이슬람 율법에서는 엄격하게 금지된 것이죠.

반면 일반 여성들이 이란 거리에서 두건을 쓰지 않거나 남성이 술을 사면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재산에 따라 누릴 수 있는 자유의 격차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부자와 가난한 사람 사이에 격차가 급격히 벌어졌습니다.



이란 청년 샤샨크 벤갈리와 라민 모스타그힘은 LA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때때로 마세라티가 혼잡한 테헤란의 거리를 지나면서 버스와 초라한 국내 세단을 제쳤을 때, 보행자들은 뒤에서 한바탕 저주를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이란 언론인 아미르 아마디 아리안은 뉴욕타임스에 “부유한 젊은 이란인들은 부유한 원천을 모르는 새로운 귀족 계급처럼 행동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국민 대다수는 불평등해졌고 특히 하산 루하니 대통령이 최근 긴축 예산을 발효한 후 마침내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는 두 자릿수의 비율로 오르고 있고 이란 통화는 지난해 5월 이래 거의 1/10의 가치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반면 2년 전 오바마 행정부가 중재한 핵협정으로 경제 제재가 완화되면서 이란의 지배 계급은 막대한 부를 축적했습니다.

노동자 계급 시위자들이 “독재자에게 죽음을”을 외쳤지만, 테헤란의 금수저 트위터 계정은 루하니와 이란 정부를 지지해왔습니다.

이번 시위로 이란에서도 독재정권이 몰락하는 ‘아랍의 봄’ 사태를 재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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