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 항공 일등석 국회의원에게 뺏긴 교사

phoebe@donga.com2017-12-26 14: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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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 항공사, 승객과 또 좌석 문제로 분쟁
승객 “내 좌석 뺏어다가 의원에게 줬다” 분노
해당 의원  “내가 미국 흑인 여성이라 표적삼아”

진 마리 시몬(Jean-Marie Simon, 왼쪽)과 민주당 소속 셰일라 잭슨 리(Sheila Jackson Lee‧텍사스) 미국 연방 하원의원. 출처 Facebook
미국 휴스턴에서 워싱턴 DC로 가는 유나이티드 항공편을 예약한 한 여성이 항공사 측이 자신의 일등석을 뺏어다가 미 연방 하원의원에게 제공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이 승객에게 사과하고 500달러(한화로 약 54만 원) 여행 쿠폰을 전달했습니다.

12월 25일(현지시각) 항공사 대변인은 날씨로 항공편이 지연된 후 승객 진 마리 시몬(Jean-Marie Simon‧63) 씨가 18일 워싱턴 DC행 좌석을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시몬 씨는 비행기를 취소한 적이 없으며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휴스턴 크로니클에 따르면, 변호사 겸 사립학교 교사인 시몬 씨는 14만 마일리지를 써서 워싱턴 DC 집으로 돌아오는 항공기 일등석 좌석을 샀습니다. 그런데 막상 18일, 예약한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가자 승무원이 예약이 취소된 것 같다고 했습니다.

결국 시몬 씨는 500달러 쿠폰을 받고, 비행기 이코노미 플러스 좌석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원래 자신에게 배정된 좌석에 민주당 소속 셰일라 잭슨 리(Sheila Jackson Lee‧텍사스) 의원이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시몬 씨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잭슨 리 의원이 미리 구입한 좌석을 자신에게 주었고, 의원이 우대 조치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시몬 씨가 모바일 앱상에서 워싱턴 DC행 비행기를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라면서 “일반적인 사전 탑승 절차의 일환으로 게이트 직원이 대기자 명단에서 첫 번째 고객에게 좌석 업그레이드를 했다”라며 국회의원 우대 조치가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시몬 씨는 티켓 취소를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항공사 측은 모바일 앱 상으로는 취소된 것처럼 나타난다고 주장했습니다. 항공사는 “시몬 씨에게 발생한 일을 설명하고 사과하며, 선의의 제스처로 보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폭스뉴스에 밝혔습니다.

잭슨 리 의원은 성명을 발표하고 “예외적이거나 평범하지 않은 것을 요구한 적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아프리카계 미국 여성”이기 때문에 아프리카계 승무원과 함께 쉬운 공격 대상이 되어 공격받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시몬 씨는 잭슨 리가 성명서를 내고 자신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시몬 씨는 항공사 ‘해결 관리자’에게 6번 사과 전화를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가 원하는 것은 항공사의 공식 서면 사과입니다.

“제가 그 비행기를 취소했다는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2017년 한해 고객 관계 문제를 끊임없이 겪었습니다. 지난 6월 휴스턴에서 보스턴까지 가려던 한 여성 고객은 항공사가 멋대로 좌석을 다른 사람에게 매각해버리는 바람에 약 3시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오버 부킹을 이유로 베트남계 미국인 승객 데이비드 다오(69) 박사를 강제로 끌어내려 공분을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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