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체 “한국 아이돌 산업, ‘헝거 게임’ 같아…위험 수준”

yspark@donga.com2017-12-20 17: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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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과한 중압감으로 악명이 높다. 마치 모든 동료가 경쟁자가 된 가운데 가장 강한 자만 살아남는 ‘헝거 게임(The Hunger Games)’을 떠오르게 한다.”

12월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샤이니 멤버 종현(본명 김종현·사망 당시 27세)이 서울의 한 레지던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헝거 게임’은 작가 수전 콜린스의 SF 소설로 미래의 독재국가를 배경으로 삼았다. 동영의 영화로 개봉돼 큰 인기를 끌었다. 제목인 ‘헝거 게임’이란 해마다 12개 구역에서 각각 두 명씩의 십대 소년·소녀를 뽑은 후, 한 명만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 죽이게 하는 게임을 뜻한다. 배우 제니퍼 로렌스가 주연을 맡았다.

매체는 “난 속에서부터 고장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는 종현의 유서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재능은 있지만 정신적으로 아직 성숙하지 못한 십대 아이돌 지망생들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대중 역시 이들에게 뛰어난 외모를 요구하는 것은 물론, 높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들의 행동에 대한 즉각적인 판단을 내린다고도 했다.

매체는 종현이 남긴 유서가 화려한 케이팝(KPOP) 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9일 보도에서 엔터테인먼트 업계만이 아닌 한국인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매체는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인용, 한국의 자살률이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에서 인구 10만 명당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은 28.7명에 이른다. 이는 OECD 평균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 5월 종현의 패션지 에스콰이어 한국판 인터뷰를 재조명하기도 했다. 종현은 당시 인터뷰에서 “성향 자체가 스스로를 괴롭혀서 행복하기가 쉽지 않다. 대신 성장은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어머니와 누나가 부러워 펑펑 울었다”며 “6개월 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구체적으로 했다. 저에게 그 변화의 시점이 온 것 같다. 이젠 행복해져야겠다. 행복해져야 된다. 행복하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보건복지콜센터 희망의 전화(129), 정신건강 위기 상담전화(1577-0199), 생명의 전화(1588-9191), 중앙자살예방센터 (http://www.spc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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