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당했는데 “네 성격 때문에 그럴 만하다”라고 말한 교사

kimgaong@donga.com2017-12-21 08: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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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경기도의 한 예술고등학교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교사에 의한 인권 침해 사항을 폭로하는 책자를 만들었습니다. 

‘여기’라는 제목의 책자인데요. 제작에 참여한 정진아 졸업생은 지난 12월 18일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정 씨는 지난 2월부터 270건 정도의 인권 침해 사례를 모았다면서 몇 가지를 전했습니다. 

정 씨는 “선생님이 상담 중에 성추행 피해 경험이 있다고 말한 학생한테 ‘네 성격이 그래서 그럴 만하다’고 얘기를 하신다거나, 동의 없이 손을 만지시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외에도 학생 얼굴에 빗자루를 갖다 대고 질문에 대답하지 못 하면 때리겠다고 겁을 주는 일 등도 있었습니다. 

정 씨는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했습니다. “제가 학교폭력 피해자로 신고를 했는데 학교 폭력 담당 선생님이 ‘너는 피해자니까 웃고 다니지 말아라. 네가 가만히 있는 게 학교 일을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정 씨는 “제가 남자친구와 모텔을 갔다는 거짓 소문이 학교 선생님들 사이에서 돌았다면서 학교 명예를 훼손한 잘못으로 자퇴를 시킬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으니 감사히 여기라는 식으로 얘기 하셨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책자 '여기' 표지/학생들 제공
정 씨는 책자를 만들면서 더욱 책임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제보를 무서워하는 분들이 많았다. 이게 정말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 하고 피해 사실조차 말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것을 느꼈다”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책자는 완성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배포를 못 하고 있습니다. 정 씨는 “책자를 만들어서 학교에 가져갔을 때 선생님께서 배포를 허락할 수 없다고 하셨다”며 오픈 카톡을 통한 판매만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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