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당한 아이 구한 中 초등학생…어른들은 ‘나 몰라라’

celsetta@donga.com2017-12-18 1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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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화면 캡처
서너 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가 찻길을 무단 횡단하다 삼륜차에 치여 길 한복판에 쓰러져 있습니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모른 척 도망갔고 아이는 고통을 호소하며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 대낮에 벌어진 일이었고 주변에 어른들도 있었지만 모두 외면했습니다. 결국 아이를 구출한 건 일곱 살 어린이였습니다.

12월 2일 오후 4시 경 중국 광시 성 유린의 한 도로에서 찍힌 이 CCTV영상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어린 아이가 위험한 찻길 근처를 배회하는데도 돌보지 않은 보호자, 사람을 치고 달아난 사고차량 운전자, 아이가 쓰러져 있는 걸 보고도 그냥 지나친 운전자들과 행인들 등 어른들의 무관심과 무책임함이 부른 사고였기 때문입니다.



부상당한 아이를 눈앞에서 보고도 황급히 자리를 뜨는 성인 여성. CCTV 화면 캡처
중국 언론 ‘The Paper(澎湃)’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위험에 처한 아이를 구해 낸 ‘영웅’은 일곱 살밖에 안 된 소년 첸 지우위 군으로 밝혀졌습니다. 첸 군은 부상당한 아이를 보고 재빨리 차도로 달려가 있는 힘껏 아이를 들어올려 인도로 옮겼습니다. 당시 바로 옆에는 어른들이 있었지만 모두 그저 지켜보거나 모르는 척 자리를 떴습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부상당한 아이의 부모가 찾아왔고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아이는 입 주변이 찢어지고 오른쪽 다리가 골절됐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다고 합니다.

못난 어른들을 대신해 홀로 꿋꿋이 아이를 구해 낸 첸 군은 보바이 마을 제6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초등학생입니다. 첸 군은 “선생님에게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을 보면 도와야 한다’라고 배웠어요” 라고 말해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학교 측은 그에게 ‘작은 영웅 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건이 커지자 피해 어린이를 치고 도망간 뺑소니 운전자도 슬그머니 자수했습니다. 운전자는 “당시 현기증이 나서 아이를 피하지 못했다. 사고를 낸 뒤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도망가고 말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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