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갑부, 935억 기부…“평생 다 못 쓸 돈, 좋은 일에 쓰고파”

이예리 기자
에디터 이예리 기자|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비트코인 초기 투자로 거액을 벌어들인 익명의 ‘비트코인 갑부’가 5057비트코인(시가 한화 약 935억 원)을 “좋은 일에 쓰겠다”며 내놓은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12월 15일 비트코인 매거진 등은 파인(Pine)이라는 가명을 내세운 이 투자자가 비트코인으로 ‘파인애플 펀드(Pineapple Fund)’라는 자선 기금을 만들었다고 전했습니다.

‘파인’은 “초기에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든 사람들은 생각보다 큰 돈을 벌지 못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코인을 팔지 않고 계속 갖고 있었으면 큰 돈을 벌었겠지만 생활비 등 당장 필요한 돈을 쓰느라 팔아버린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며 자신은 비트코인 등장 당시 투자했던 코인을 계속 보유하고 있던 덕에 자산가가 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비트코인 등장 초기에 나는 정부의 통제 없이 이용자들끼리 거래할 수 있는, 즉 분권화된(decentralized) 화폐로서의 가능성을 보았다. 그래서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거래하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파인은 직접 암호화 화폐를 만들 정도로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통찰력 덕에 거대한 부를 손에 쥐게 된 파인은 “초기 비트코인은 소수의 사람들끼리 재미로 즐기는 프로젝트 같은 것이었지만 이제 새로운 패러다임이 됐고, 나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었다. 평생 쓰고도 남을 돈이 있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하겠는가? 나는 이 돈을 자선사업에 환원하기로 결심했다”라고 자선재단 설립 배경을 밝혔습니다.

현재 파인애플 펀드는 의료지원 비영리단체 왓시(Watsi), 물 부족 지역을 돕는 더 워터 프로젝트(The Water Project), 디지털시대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재단 EFF를 비롯 총 8개 비영리단체에 700만 달러(약 76억 원)를 지원했습니다.

이렇듯 좋은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파인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낼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 그는 “내 정체를 비밀로 감춰 두고 싶다. 주변에서 내가 ‘파인’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기 정체에 대해 말해 줄 수는 없지만, 단 한 가지 ‘파인애플에 대한 사랑’만은 분명히 밝힐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파인은 “예전에 파인애플을 너무 많이 먹는 바람에 알러지 반응이 와서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있다”며 “여러분은 절대 그러지 말길 바란다”고 유머 넘치는 당부를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