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은 화장수업, 남학생은 현장수업? 말도 안 돼” 아빠의 분노

celsetta@donga.com2017-12-16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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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웡가본에 사는 스테판 캘러한(Stephen Callahan·51)씨는 딸 셋을 둔 아버지입니다. 사랑스러운 아내와 딸들 덕에 늘 행복하다는 그는 얼마 전 학교에서 돌아온 둘째 딸 루비(Ruby)가 툴툴거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왜 그러냐고 묻자 루비는 곧 학교에서 6학년 졸업반 아이들을 대상으로 ‘소년소녀의 날’을 만들어 특별 수업을 할 예정인데, 발표된 수업 내용이 마음에 안 든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루비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스테판 씨는 황당함에 잠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여학생들은 학교 도서관에서 화장하는 방법과 머리 정돈 등 외모 꾸미는 법을 배우고, 남학생들은 지역 대형마트에 가서 고기를 구워 먹은 뒤 만들기 수업을 할 예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성차별적인 교육내용을 당당히 내세우는 학교 측에 분노한 스테판 씨는 두보 웨스트 공립학교 교장에게 편지를 쓰고 그 내용을 SNS에도 공개했습니다.



스테판 씨는 “친애하는 교장선생님께. 저는 우리 딸이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저는 올해가 2017년이 아니라 1968년인 줄 알았습니다. 혹시 선생님께서는 학교에서 시공간을 넘나들 연구를 하고 계신가요?”라며 냉소적인 항의를 보냈습니다.

그는 “우리 딸은 커서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하고 화장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아이입니다. 이런 아이가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화장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며, 애초에 남학생과 여학생을 둘로 나눠 성차별적 방식으로 가르쳐서도 안 됩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스테판 씨의 글이 화제가 되자 학교 측은 “’소년소녀의 날’ 활동 내용은 학생들이 원하는 바대로 짜여진 것임을 알려드리며, 원하지 않을 경우 얼마든지 다른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스테판 씨는 “루비에게 물어봤더니 담임 선생님이 ‘남학생용 수업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했다더라”며 학교의 안일한 대처를 비판했습니다.

곳곳에서 응원이 쇄도하자 스테판 씨는 “우리 아이들은 여자 혹은 남자라는 성별의 틀에 갇히지 않고 자기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배울 권리가 있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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