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대학생들 ‘누드 달력’ 반입 불허 러시아 세관…왜?

박예슬 기자
에디터 박예슬 기자|
사진=‘워릭 로워스(Warwick Rowers)’ 공식 홈페이지 
성적소수자를 위한 기부 목적의 ‘누드 달력’을 만들기 위해 영국 워릭대학교 조정(漕艇) 동아리 남학생들이 또 옷을 벗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들이 제작한 달력 반입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자국의 ‘동성애 선전 금지법안’에 따른 조치다.

최근 영국매체 인디펜던트는 워릭대학교 조정 동아리 남학생들이 최근 제작해 판매한 2018년도 달력 반입을 러시아 세관에서 불허했다고 전했다.

남학생들의 세미 누드 화보를 담은 이 달력의 판매금은 성적소수자를 위한 스포츠 자선 단체 ‘스포츠 얼라이스(Sport Allies)’에 기부된다. 이 단체는 스포츠계의 성적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반발, 스포츠의 ‘다양성’을 발전시키겠다는 취지로 탄생했다. 지난 2009년 학내 조정동아리 학생들이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해 이제는 제법 많은 수익을 거두는 프로젝트가 됐다.

조정부 학생들은 이를 매년 제작해 공식 사이트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러시아 구매자들은 이를 온라인에서 구입해 받아보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들이 구입한 달력은 모두 영국으로 돌려보내졌다.

사진=‘워릭 로워스(Warwick Rowers)’ 공식 홈페이지 
해당 프로젝트인 ‘워릭 로워스(Warwick Rowers)’를 기획했고 지금은 ‘스포츠 얼라이스’의 회장을 맡고 있는 앵거스 말콤 씨는 “달력에 문제가 있었다면 애초에 영국에서 판매 금지가 됐을 것”이라고 매체에 말했다. 그는 러시아 당국이 왜 해당 달력의 반입을 거부했는지 설명조차 없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까지 보냈다가 영국으로 돌려보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달력 한 개당 배송비 약 25파운드(약 3만6000원)는 학생들이 부담해야 한다.

이들은 또 자신들의 웹사이트가 디도스(DDOS·한꺼번에 수많은 컴퓨터가 특정 웹사이트에 접속해 비정상적으로 트래픽을 늘려 해당 사이트의 서버를 마비시키는 해킹 방법) 공격을 받았다며, 추적해 보니 러시아 IP였다고 주장했다.

말콤 씨는 그러면서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용인해서는 안 되는 혐오와 차별 행위에 더 많이 노출된 우리의 러시아 팬들을 위로한다”며 “러시아에서 우리 달력을 불허했다는 건 성적소수자들이 매일같이 마주하는 고통에만 비할 문제가 아니다. 보다 더 큰 문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는 소련 붕괴 이후인 1993년 동성애금지법을 폐기한 바 있다. 그러나 20년 만인 지난 2013년에는 동성애를 ‘비전통적인 성적 관계’라고 규정하고 이에 관한 정보를 미성년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다. 다만 러시아에서 해당 달력을 구입한 이들이 미성년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올 3월 러시아 정치권에서는 미국 디즈니사의 영화 ‘미녀와 야수’가 동성애를 옹호한다며 상영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