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처웃어, ××” 관객에 욕설…야간 소음…도 넘은 ‘민폐 버스킹’

동아일보
에디터 동아일보|
서울 홍대-신촌 등 거리공연
관객 머리채 잡거나 추행 되풀이… 서너팀 동시 공연땐 통행 막혀
상인들 “소음에 영업 못할 지경”
“뭘 처웃어. ××.”


대학생 이모 씨(23·여)는 최근 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앞에서 버스킹(거리 공연)을 보다 매우 불쾌한 상황에 맞닥뜨렸다. 공연하던 남성이 갑자기 이 씨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이 씨와 이 남성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이 씨가 당황하자 남성은 바로 웃으며 “미안하다. ‘××’라고 말하는 ‘틱’(습관적으로 하는 장애)이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그가 얼토당토않은 변명을 늘어놓았다. 나를 비웃는 것 같았다. 매우 불쾌했지만 주변 사람들이 웃고 떠들고 있어서 그냥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서울 홍익대 주변, 신촌, 대학로 등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거리에서는 버스킹이 자주 열리며 ‘거리의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욕설, 성추행 등 ‘민폐 버스킹’도 속출하고 있다.

11월 12일 홍대입구역 앞 ‘걷고 싶은 거리’에서는 공연하던 남성이 관람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었다. 여성은 손사래를 치며 거부 의사를 보였지만 남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여성을 무대 중앙으로 끌고 갔고 머리채를 계속 흔들었다. 이 모습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올 6월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이모 씨(19·여)는 “빈혈이 있어서 어지러움을 잘 견디지 못한다. 그런데 갑자기 제 의사를 묻지도 않고 (남성이) 머리채를 잡았다”며 “정신을 차릴 수 없어서 비틀거렸고 급기야 옆에 있던 스피커와 충돌했다”고 말했다. 다른 버스킹에서도 욕설, 강제추행 등이 나왔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12월 1일 오후 7시 홍대입구역 걷고 싶은 거리에서는 네댓 개 공연팀이 동시에 공연을 하고 있었다. 한 공연팀이 춤을 추기 시작하자 100여 명의 사람이 갑자기 몰리며 주위를 에워쌌다. 통행로가 좁아졌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이진성 씨(28)는 “집에 가는 길에 이 거리를 항상 지나는데 사람이 많아 발을 밟히거나 몸을 치이는 일이 다반사”라고 말했다.

주변 상인들은 소음, 쓰레기 등으로 불만이 많다. 인근 안경 매장의 점원은 “너무 시끄러워서 매장 문을 열 수 없다”고 불평했고, 노래방을 운영하는 채모 씨(62·여)는 “7, 8월 이미 구청에 소음, 영업방해로 민원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 씨(56)는 “공연팀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공연을 마친 뒤) 가게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12월 4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3년 10건에 불과했던 버스킹 관련 민원 신고는 올해 1∼8월 77건에 달했다. 민원 신고는 매년 70% 이상 늘었고 걷고 싶은 거리 등이 있는 마포구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