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전처’ 위해 팔 걷어붙이고 4000만 원 모아준 여성

yspark@donga.com2017-11-17 17: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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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체스터 출신 여성 니콜라 히친(45)은 지난 봄 자궁경부암 4기 진단을 받고 이 병 치료의 권위자가 있다는 터키로 향했다. 얼마간 치료 후 상태는 나아졌지만 더는 치료비를 댈 여유가 없었다. 곧 니콜라의 전 남편과 그의 재혼한 아내 클레어 히친(41)이 사실을 알게 됐다. 클레어는 남편의 전처인 니콜라를 위해 뜻밖의 선택을 했다.

11월 1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더 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클레어는 니콜라의 항암 치료비를 위해 온라인 모금 사이트를 이용, 약 3만 파운드(약 4300만 원)를 모았다. 목표는 5만 파운드(약 7200만 원)이다.

니콜라는 지난 3월 복통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처음에는 골반 농양과 패혈증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그러나 재검사 후 알게 된 사실은 그에게 충격을 안겼다. 자궁 경부에 악성 종양이 있었던 것이다.

병은 급격히 진행됐다. 니콜라는 자궁경부암 치료의 권위자가 있다는 터키 이스탄불로 향했다. 7월, 니콜라의 복부에 있는 종양은 거의 사라졌고 간과 척추로 옮겨간 다른 종양들도 많이 줄었다. 그러나 나머지 치료를 받을 금전적 여유가 없었다. 이미 치료비로 8만 파운드(약 1억 원)를 쓴 상태였다.

니콜라의 전 남편인 앤디, 앤디의 현재 아내인 클레어가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 부부는 앤디와 그의 전처 니콜라 사이에서 난 아들 조셉(14)과 제이콥(12)을 키우고 있었다.

클레어는 양아들들의 친어머니인 니콜라를 돕기로 했다. 그는 크라우드 펀딩(온라인을 통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돈을 모으는 방식) 사이트 ‘저스트기빙(JustGiving)’에 글을 올려 치료비 5만 파운드 모으기에 나섰다. 현재까지 모인 금액은 약 3만 파운드로 1475명이 모금에 참여했다.

클레어는 모금 사이트에서 “조셉과 제이콥은 내 양아들이며 내 딸의 오빠이기도 하다. 니콜라는 남편의 전처이자 조셉·제이콥의 어머니이며 가족이다. 이미 치료비로 돈이 많이 들었고 니콜라를 살리기 위한 치료를 계속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아이들에게는 친어머니가 필요하며, 니콜라는 자신의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봐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니콜라는 “완전히 감동을 받았다. 특히 클레어를 포함해 나를 도와준 모든 이들이 그저 놀라웠다”며 “내 가족뿐만이 아니라 낯선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게 됐다는 사실이 경이롭다”고 전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 페이지를 만들어 모금 독려글을 올리며 니콜라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니콜라 히친을 살리는 암 치료(Nicola Hitchen's Lifesaving Cancer Treatment)’ 페이지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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