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료 500만원” 장의차 막은 주민들 무릎 꿇고 사과

celsetta@donga.com2017-10-18 14: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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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통행료를 요구하며 장의차를 막아선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은 충남 부여의 한 마을 주민들이 유족에게 무릎 꿇고 사과했습니다.

유가족에 따르면 마을 주민들은 지난 8월 8일 장의차 앞을 막고 “통행료 300만원을 내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다”고 돈을 요구했습니다. 유족이 거부하며 실랑이가 길어지자 마을 주민들은 액수를 500만 원까지 올렸습니다. 유족 측은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찜통더위에 시간을 더 끌었다가는 어머니 시신이 상할까 염려돼 마을 대표와 합의 끝에 350만 원을 주고 장지로 향했습니다.

사건이 널리 알려지며 비난 여론이 커지자 마을 주민들은 유족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며 받은 통행료 350만 원도 반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족 대표 A씨는 10월 16일 세계일보에 “어머니 묘소에 내려왔는데 마을 쪽에서 사과할 뜻을 밝혀 이장 등 2명을 만났다. 두 분이 무릎 꿇고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기에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전했습니다.

유족 측이 사과를 받아들이고 합의한 것과는 별개로 경찰 조사는 계속 진행됩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에게 통행료를 요구한) 주민 4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이들에게는 공갈죄가 적용되며 죄가 인정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고 밝혔습니다. 통행을 방해한 주민들에게는 3년 이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장례방해 혐의도 적용될 예정입니다.

마을 인근 선산에 고인을 모시러 가는 유족들에게 주민들이 마을발전기금이나 통행료 명목으로 수백 만원의 돈을 요구하는 행태는 오래 전부터 왕왕 계속돼 왔으며 이렇게 받은 ‘발전기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그 내역 또한 불투명한 경우가 많습니다.

네티즌들은 “나 같아도 (돈을 안 주면) 고인 무덤 훼손할까 두려워 그냥 줬을 듯”, “이런 짓이야말로 뿌리 뽑아야 할 적폐 그 자체다”, “21세기 산적질을 막을 법이 필요하다”며 한 목소리로 분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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