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가 와도 안 될 한국 축구…왜?

동아일보
에디터 동아일보|
모로코 2진에 1-3 참패 충격에도 내년 5월 
‌최종엔트리 발표 전까지 K리거-해외파 함께 훈련할 기회
11월-내년 3월 평가전 두 번뿐… 
‌수비 강화 등 시급한데 시간은 촉박
신태용 감독이 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초조한 표정으로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은 0-4로 끌려가다 후반 2골을 만회했다. 신 감독은 “경기에 졌지만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했다. 우리도 좋은 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숙제는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해결할 시간은 부족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유럽 평가전에 소집되지 않은 K리거와 해외파가 함께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하지만 대표팀은 ‘완전체’로 손발을 맞출 시간이 많지 않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2018년 5월 3주) 전까지 K리거와 해외파가 함께 모여 손발을 맞출 기회는 올해 11월과 내년 3월로 예정된 국내 평가전(각각 2회)뿐이다.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내년 5월 21일 소집돼 국내 평가전(1회)과 해외 평가전(1회 또는 2회)을 치른다. 대표팀은 유럽 평가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빠르게 파악해 당장 11월 9일로 예정된 평가전부터 팀 골격을 다져야 한다. ‘실험’이라는 명목으로 더는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는 얘기다.

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8개월 앞두고 가진 유럽 방문 평가전에서 졸전을 펼쳤다. 전원 해외파로 구성된 대표팀은 러시아(7일·2-4 패), 모로코(10일·1-3 패)에 연패했다. 허술한 수비 조직력과 무딘 공격력 등 문제점을 잔뜩 떠안은 대표팀의 향후 행보는 가시밭길을 예고한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모로코전) 참패를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월드컵에 왜 나갔느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수비 불안의 해결이다. 신 감독은 모로코전과 러시아전에 스리백 수비 조합을 달리했지만 대인 마크와 지역 방어 등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또한 윙백 포지션에 익숙하지 않은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은 상대 공격수들의 ‘집중 타깃’이 됐고 수차례 돌파를 허용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매 경기 수비진이 바뀌면서 수비 리더가 사라졌다. 실점 후 팀의 중심을 잡을 선수 등 선발 수비진을 빠르게 완성시켜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모로코전에서 전반 7분과 10분에 연달아 실점을 하는 등 수비진이 크게 흔들렸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수비 상황별로 교과서적인 기본 교육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기초가 부족한 팀이 전술을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단기간에 선수들에게 ‘족집게 과외’를 실시하고, 감독에게 전술에 관한 조언을 할 수 있는 경험 많은 코치의 영입도 필요하다. 모로코전에서 전반 28분 만에 3명을 교체한 신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력이 그 정도로 좋지 않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또한 그가 측면 수비 자원 부족 문제의 대안으로 들고나온 스리백 전술은 낙제점이었다. 선수들의 컨디션 체크와 전술 운용 등이 완벽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외국인 전술코치와 피지컬 코치의 영입을 시도 중이다”고 말했다.

최전방 공격수 부재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해외파인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모로코전에서 볼을 지켜내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부진했다. 슈팅 능력이 뛰어난 손흥민(토트넘)을 이용한 공격도 최전방 공격수와의 연계 플레이보다는 전방으로 올라온 미드필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의 패스 플레이를 통한 공격 루트가 효과적이었다.

‘해외파 프리미엄’이 유럽 평가전을 통해 사라진 셈이다. 신 감독은 “앞으로 뽑지 않아야 할 선수들이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해외파에 의존하지 말고 K리그 선수까지 총망라해 원톱 자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해설위원은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는 대표팀에서도 활약할 수 없다는 것을 신 감독도 깨달았을 것이다. 자신의 전술에 맞는 공격 자원을 K리그 점검 등을 통해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