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도시락 싸주는 게 ‘구시대적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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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동아닷컴|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는 매디(Maddie·22)씨는 남편에게 매일 점심 도시락을 챙겨 주고 있습니다.맞벌이 가정이기에 아침마다 샌드위치 만드는 게 귀찮기도 했지만 자기 손으로 남편을 챙겨주고 점심 값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매일 샌드위치만 먹다 보니 남편은 다른 음식도 먹고 싶어진 눈치였습니다. 함께 머리를 맞대 보았지만 샌드위치를 대신할 점심 도시락 메뉴가 좀처럼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매디 씨는 좀 더 창의적인 도시락 아이디어를 얻고 싶은 마음에 주부들이 모이는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에 ‘여러분은 남편 도시락을 어떻게 싸 주시나요’라며 글을 올렸습니다.

매디 씨가 기대한 것은 메뉴 추천과 요리 조언 등 평범한 반응이었지만, 예상 외의 답변들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다 자란 어른이에요. 점심 정도는 자기가 알아서 챙겨 먹게 놔둬요. 샌드위치가 질린다면 직접 차려 먹으라고 해요.”

“결혼한 지 20년 됐지만 남편 도시락 한 번도 챙겨 준 적 없음.”

“댁 남편은 아주 복이 터져서 당신 같은 자발적 노예를 데리고 사네요.”

“맞벌이 아니에요? 왜 혼자 다 하려고 해요? 혹시 1950년대에서 오셨어요?”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예상치 못한 반응이 쏟아지고 악플까지 달리자 매디 씨는 당황스러운 동시에 화도 났습니다. 집집마다 사정이 다른데 자기들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남을 노예라느니, 구시대적이라느니 떠드는 이들을 보아 넘길 수 없었습니다.

매디 씨는 “부끄러운 줄 아세요. 제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들 떠드시는 꼴이 참 우습네요. 남편은 육체적으로 아주 힘든 일을 하고 있고 집안일도 많이 합니다. 그렇게 힘들게 일하면서도 하루 건너 한 번은 저녁식사 준비도 하는 만능 남편이에요”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이어 “그런 남편을 위해 제가 해 줄 수 있는 건 고작 샌드위치 만들어 주는 것 정도라고요. 그는 맛있는 점심을 먹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지만 매일 나가서 사먹기엔 살림이 빠듯해요. 그래서 맛있는 도시락이라도 싸 주고 싶다는 건데 뭐가 문제죠? 언제부터 사랑하는 남편을 돌봐 주는 게 ‘어리석은 짓’이 됐나요?”라고 덧붙였습니다.

매디 씨의 정면공격에 악플을 달던 사람들이 잠잠해지자 숨죽이고 있던 옹호자들이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주부들은 “나도 맞벌이지만 12년째 남편에게 도시락을 챙겨 주고 있어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남편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습니다”, “너무 삐딱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신경쓰지 말아요”라고 조언했습니다.

한 주부는 “사랑하는 사람을 돌봐주는 건 내가 구시대적인 사람이라 그런 게 아니에요. 사랑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행동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