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소재로 무대 오른 청소년 댄스팀…“뭉클해”

이예리 기자
에디터 이예리 기자|
무대에 불이 켜지고, 하얀 저고리에 검정 치마를 입은 소녀들이 해맑게 달려 나와 숨바꼭질을 합니다. 댕기머리를 하고 무대 구석구석을 누비는 소녀들의 몸동작에는 천진난만함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잠시 후 완장을 찬 일본 군인들이 들이닥쳐 소녀들을 괴롭히고 어디론가 끌고 갑니다. 고향에서 친구들과 마냥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소녀들은 고통에 몸서리치며 말로 다 할 수 없는 한을 온 몸으로 표현합니다. 마침내 일본군은 패퇴하고, 커다란 태극기 앞에 선 소녀들에게 무릎을 꿇습니다.

마치 짧은 뮤지컬을 보는 것 같은 이 무대는 부천 청소년 댄스팀 ‘2H CREW’ 작품입니다. 2H CREW는 지난 8월 19일 서울 양천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청소년 댄스 경연대회에 참여해 관객의 가슴을 울리는 춤을 선보였습니다. 4분 남짓 되는 짧은 공연이 끝나자 관객석에서는 감동의 탄식과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퍼포먼스 영상이 유튜브 등 온라인에 공개되자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네티즌들은 “우리나라의 아픔을 이렇게 춤 무대로 풀어내다니 정말 멋지다”, “어떻게 이런 무대를 꾸밀 생각을 했을까”, “당시 일본군에 끌려갔던 할머니들도 이 학생들처럼 순수하고 앳된 청소년이었을 걸 생각하면 더욱 더 마음이 아프다”, “안무도 멋지고 마음도 멋지다”라며 감탄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이 무대를 실제로 봤는데, 댄스팀 분들도 무대가 끝나고 내려와서 자기들끼리 부둥켜 안고 울더라. 나까지 뭉클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2H CREW 제공
2H CREW는 9월 7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른들은 ‘공부나 더 하라’며 색안경을 끼고 우리를 보곤 하지만, 우리 목표는 춤으로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는 것입니다. 무대를 통해 편견을 바꾸고 싶습니다”라고 당차게 말했습니다.

창작 안무를 만들고 학교 공부와 춤 연습을 병행하며 4개월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는 2H CREW. 이들의 다음 목표 중 하나는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안무를 만들어 무대에 서는 것이라고 합니다.

편견과 냉대에 당당히 맞서 멋진 무대를 보여준 청소년들의 아름다운 꿈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