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때려 피투성이 만든뒤 선배에 인증샷 보낸 여중생

동아일보
에디터 동아일보|
2명이 의자 등으로 2시간 폭행
선배가 받은 사진 페북 올려 파문
엄벌 두려워 112에 전화해 자수

9월 3일 오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 고백페이지’에 게시물 1개가 올라왔다. 사진 한 장과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메신저 대화를 캡처한 것이었다. 게시물 속 사진은 10대로 보이는 여성이 죄를 빌듯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이었다. 온몸은 붉은 피로 범벅이 돼 있었다. ‘심해?’ ‘(교도소에)들어갈 꺼 같아?’ 등의 대화도 오갔다. 마치 누군가를 폭행한 뒤 자랑하듯 묻는 말투였다. 누리꾼 사이에선 사진의 진위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확인 결과 부산에서 실제 일어난 사건이었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중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이었다. 3일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중학생 A(15), B 양(15)은 1일 오후 8시 30분경 사상구의 한 공장 앞에서 다른 학교 후배 C 양(14)을 철골 자재와 의자 등으로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세 명은 과거 비슷한 시기에 가출해 알게 된 사이다. 이날 A, B 양은 C 양의 태도가 불량하다며 지인을 통해 불러내 무려 2시간 넘게 때렸다.

TV조선 뉴스 화면 캡처
C 양은 머리가 3곳가량 찢어지고 입안이 터지는 등 크게 다쳤다. A 양은 피범벅이 된 채 무릎 꿇은 C 양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선배(16)에게 자랑하듯 보냈다. C 양은 A, B양이 현장에서 달아난 뒤 피를 흘리며 거리를 배회하다 행인의 신고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A, B 양은 같은 날 오후 11시 51분경 112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자수했다. 사진을 받은 선배가 ‘이 정도면 세게 처벌받는다’는 취지로 질책하자 뒤늦게 겁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배는 평소 C 양과도 알고 지냈으며 사진을 보고 화가 나 A 양과의 대화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 또 3일 C 양의 사촌언니라는 여성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A, B 양이 C 양 얼굴에 침을 뱉고 운동화로 짓밟았다”고 주장했다.

자수 당일 A, B 양은 부모 동반 아래 자술서를 쓰고 귀가했다. 소년범은 야간 조사를 할 수 없다. 이들은 3일 거주지 근처 경찰서에서 정식 조사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입안을 다쳤던 피해자가 조금씩 말을 할 수 있을 만큼 호전돼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