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안 환불, 다른 제품은 안전한가?…“성분 모르고 쓰는게 대부분”

ptk@donga.com2017-08-24 11: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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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나라’가 부작용 논란이 일었던 ‘릴리안 생리대’를 28일 부터 전액 환불조치 해주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릴리안 생리대 뿐 아니라 민감한 신체에 닿는 모든 생활용품에 대한 우려와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생리대와 기저귀는 기본적으로 같은 제품" 이라며 기저귀에 대한 조사도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기저귀와 생리대는 같은 목적으로 쓰인다. 흡습제가 들어 있고 뽀송뽀송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같은 제품, 같은 물질이라고 보는 게 맞다"며 "사실 여성들은 배란 주기 근처에만 쓰지만, 아이는 1, 2년 동안 집중적으로 계속 매일 기저귀를 쓰지 않나? 그런 맥락에서 보면, 아이들이 말을 못해서 그렇지 몸 안으로 들어가는 물질이 얼마나 될지 그런 것들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생리대 연구도 많지 않지만 기저귀 연구는 정말 드물다. 올해 초에도 기저귀에서 생리대에서 검출된 것과 비슷한 휘발성 유기오염물질과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게다가 일부 살충제도 검출 됐다고 프랑스 소비자잡지에 보도 된 적 있다. 기저귀의 원료로 식물성 성분이 들어가면 식물에 방제를 해야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생리대와 함께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위생용품, 예를 들어 데오드란트, 파우더, 젤, 왁스, 스프레이 등 여성 외부 생식기에 청결목적으로 쓰는 위생용품들이 많이 있다"며 이런 제품도 100% 믿을 수 없다고 충고했다.

특히 "통계를 보면 20세 이상 우리나라 여성의 44%가 여성청결제를 쓰고 있는데, 그런 제품들은 액상이 많고, 오래되면 세균이 자랄 수 있기 때문에 방부제나 보존제 성분들을 넣고. 또 살균도 해야 되기 때문에 살균제, 그리고 냄새가 좋으려면 향료나 색소 그런 것들을 함유해야 한다. 또 용기에서도 플라스틱 성분 같은 게 용출이 될 수 있다. 그런 것들이 다 환경호르몬으로써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킨다든지 영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우려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방부제, 살균제 같은 경우는 나름 관리 하고 있고, 또 여성청결제는 안에 어떤 게 들어있는지를 전 성분을 표기하게 되어 있지만, 사실 우리가 이런 제품들 안에 있는 물질이 얼마나 흡수되고 그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 쓰고 있는 게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청결제를 쓰는 부위의 피부는 팔뚝이나 허리나 그런 피부랑은 다르다. 속옷으로 가려져 있고, 물기도 많고 점막구조도 달라서 물질에 따라서는 10배 이상 유해물질이 흡수가 잘 된다는 보고가 있다. 그래서 이런 데 쓰이는 물질들은 일반적인 피부에 쓰는 물질들보다 훨씬 더 정밀하고 안전하게 관리를 해야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식약처에서 허가내줄 때의 기준치라는 것이 그런 세세한 속성까지 고려한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정부의 어떤 화학물질 안전 시스템도 100% 안전성을 보장하진 못하기 때문에 사실 개인적으로도 노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안 써도 되는 제품은 안 쓰고 반드시 써야 되는 제품은 가능하면 필요한 양만 쓰는게 현명한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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