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 유혹했지” 의부증 아내에 화염테러 당한 女 “난 지지 않아”

celsetta@donga.com2017-08-23 16: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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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를 당하기 전의 데이나 씨(좌). / 머리 전체를 감싸는 특수 마스크를 착용한 데이나 씨(우). 사진=Sunday Night/Mirror
“안녕? 데이나.”

2012년 2월 16일, 호주 여성 데이나 불린(Dana Vulin·현재 28세)씨는 집 소파에 누워 낮잠을 자다가 낯선 여자의 목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어떻게 집 안에 침입했는지 따질 새도 없이 여자는 “네가 내 남편을 꼬여냈지”라며 폭언을 퍼붓더니 데이나 씨 얼굴에 무언가를 끼얹었습니다. 알코올이었습니다.

가해자의 이름은 나탈리 디미트로브스카(Natalie Dimitrovska)였습니다. 데이나 씨 얼굴에 알코올을 뿌린 나탈리는 곧바로 불씨를 던졌고 불길은 삽시간에 번져나갔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화염 테러를 당한 데이나 씨는 고통에 울부짖었습니다. 비명 소리를 들은 이웃이 달려와 신고해 준 덕분에 목숨은 구할 수 있었지만 아름다웠던 얼굴은 완전히 불타 형체를 잃고 말았습니다.

“산 채로 불에 타는 고통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그 아픔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없어요.” 데이나 씨는 최근 TV쇼 ‘선데이 나이트’에 출연해 그간의 고통을 담담하게 털어놓았습니다.

파티를 즐기고 외향적인 성격이었던 데이나 씨는 화려한 금발 미인으로 주변에서도 인기가 많았습니다. 자타공인 ‘파티 걸’이었던 그는 지역 카지노에서 주최하는 새해 파티에서 놀다가 에딘(Edin Dimitrovska)을 만났습니다. 에딘의 아내였던 나탈리는 갑자기 나타난 화려한 여자가 자기 남편을 유혹하고 있다고 의심했습니다. 그는 데이나 씨의 전화번호를 입수해 "내 남편을 유혹하면 너의 그 잘난 얼굴을 다 망가뜨려 버릴 거다"라며 협박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강박적 의심에 사로잡혀 ‌끔찍한 죄를 저지른 나탈리는 범행 뒤 마케도니아로 도주하려다 공항에서 검거됐고 17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조사 결과 그는 상습적인 마약사용자였습니다.



복원성형을 통해 얼굴을 상당 부분 회복한 데이나 씨(좌). / 화염테러 때문에 얼굴 전체의 피부가 손상돼 병원치료를 받을 당시의 데이나 씨(우). 사진=Sunday Night/Mirror
억울하게 피해 입은 데이나 씨는 열흘 동안이나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겨우 깨어난 뒤에도 상처가 너무 심해 하루 23시간은 특수 압박복을 입고 생활해야 했습니다. 눈과 콧구멍, 입만 내놓고 머리 전체를 감싸는 특수 마스크도 착용했습니다.

화염 테러가 앗아간 것은 건강과 미모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자신감과 꿈, 미래 계획 등도 한 순간에 모두 무너졌습니다. 그는 “살아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궁경부암 진단까지 받아 암 투병까지 해야 했죠. 이루 다 말 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든 이겨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여러 차례 복원 수술을 받은 끝에 데이나 씨는 예전의 얼굴을 상당 부분 되찾았습니다. 완전히 전과 같지는 않지만 이제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생활할 수 있을 정도가 됐습니다. 그는 “빨대로 음료수를 마실 수 있다는 사소한 사실에도 감사함을 느낍니다. 얼굴과 몸에 남은 흉터는 제 일부이지만 그것들이 저를 좌지우지할 수는 없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데이나 씨는 “사람들이 저를 보고 힘과 용기,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새로 태어난 데이나’로서 용감하게 살아나갈 겁니다”라고 의지를 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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