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버스 안에서 승객 쓰러지자 노선 이탈하고 병원 직행한 버스

동아닷컴
에디터 동아닷컴|
사진=버스 CCTV화면과 버스기사 임채규 씨/대중교통 제공 
8월 9일 밤 경남 창원 시내버스 110번이 노선을 이탈하고 병원 응급실로 질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갑자기 탑승객 한 명이 쓰러지자 버스에 타있던 승객들이 다 같이 이동한 것.

전말은 이렇다. 이날 오후 10시35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 지점을 향해 달리던 버스 110번에서 ‘쿵’하고 가방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기사 임채규 씨(43)는 백미러를 통해 무슨 일인지 확인했다.

한 20대 남자 승객이 발작을 일으키며 의자 뒤로 고개를 젖힌 상태였다. 기사 임 씨는 버스를 인근에 세우고 승객을 향해 달려갔다.

임 씨는 119에 신고했지만 몇몇 승객은 ‘응급차가 언제 도착할지 모르니 우리가 다 같이 병원으로 가자’는 의견을 냈다. 이에 불평하는 승객은 한 명도 없었고, 임 씨는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병원으로 직행했다.

병원으로 이동하는 동안 승객 2~3명은 바닥에 환자를 붙잡고 심폐소생술을 했다. 주변 승객들의 응급처치 덕분에 병원 도착 1~2분 전 환자의 의식이 어느 정도 돌아왔다. 버스는 약 10분 후 병원에 도착했다. 119 응급차가 호출 현장에 도착한 시각과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응급차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병원으로 이송해 시간을 단축한 셈이다.

환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무사히 퇴원했다.

임 씨는 다시 노선으로 복귀해 다른 승객들을 모두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절반의 승객들은 환승해서 가겠다며 해당 버스를 타지 않고 각자 길을 갔다. 가는 방향이 맞는 승객들만 임 씨의 110번 버스를 타고 돌아갔다.

누리꾼들은 “모두가 영웅이다. 한 사람을 살렸다”, “복받으실 거예요 기사님”, “울컥하네요” 등의 댓글을 달며 110번 버스 기사와 승객들을 한목소리로 칭찬했다.

김가영 동아닷컴 기자 kimga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