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 때 물에 빠져 사망? 알고보니 母子가 보험금 노리고 아버지 살해

동아일보
에디터 동아일보|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지난 6월 22일 오후 4시 반경 충남 119상황실에 50대 여성으로부터 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남편이 충남 서천군 비인면 장포리 갯바위에서 미끄러져 물에 빠져 위독하다”는 내용이었다. 출동한 119구급대는 물에 빠진 50대 남자를 인근 군산의 한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119 구급대는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호흡과 맥박이 끊겨 있었고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소용 없었다”고 말했다.

누구나 익사사고로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었다.

하지만 보령해양경찰서는 의문을 가졌다. 사고가 발생한 시간에는 갯바위까지 물이 차지 않는 썰물 때로 미끄러져 익사했다는 주장은 앞뒤가 안 맞았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비슷한 시간대 실험까지 하면서 이상한 낌새를 차렸다.

당시 현장에 있던 부인(53)과 아들(26)에 대한 조사를 벌였고, 결국 이들로부터 전 남편이자 아버지인 K 씨(58)를 바닷물에 밀어 넣어 숨지게 했다는 진술을 받아 냈다. 두 사람은 이혼한 상태였다.

이들 모자는 K 씨가 경제적으로 무능하고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없어 이혼한 이후에도 큰 반감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전 남편은 많은 보험에 가입해 있었다. 만약 사망할 경우 13억 원 정도 수령할 수 있었다.

이들 모자는 이날 K 씨를 갯바위 쪽으로 유인한 뒤 목덜미를 물에 잡아넣는 방법으로 익사토록 했다. 주변에는 사람들이 없었다. 숨진 것을 확인한 뒤 119상황실에 신고한 것.

이들은 구급차가 출동한 이후에도 병원으로 가지 않고 인근 주택가에 들러 옷에 묻은 모래 등을 털어내는 등 태연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경찰은 두 사람을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보험설계사 G 씨(55·여)에 대해서도 사기미수혐의로 입건했다. G 씨는 이들 모자로부터 갯바위에서 전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경찰에게 넘겨주는 등 익사로 위장하는 데 가담한 혐의를 적용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