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문제나 성(性)도 다룰 것”…신부-스님-목사 ‘유쾌한 작당’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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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진 신부-진명 스님-김진 목사… 8월 28일부터 전국 돌며 ‘토크콘서트’ 
“와, 저희 셋 생각보다 날씬한데요. 그런데 이리도 붙어 앉으니 괜히 부끄럽습니다, 하하.” 28일부터 삼인삼색 토크 콘서트를 여는 홍창진 신부와 진명 스님, 김진 목사(왼쪽부터). 장소 제공 베스트웨스턴프리미어 서울가든호텔.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성직자라고 신앙 얘기만 할 거면 이리 모이지도 않았겠죠. 돈 문제나 성(性) 이슈도 허심탄회하게 다룰 겁니다. 우리도 다 돈 좋아해요, 하하. 명쾌한 해답까진 몰라도 들어주고 공감하고 위로하는 것. 그게 세상 사람들이 종교에 바라는 게 아닐까요.”

참 거침없다. 그런데 편안하고 유쾌하다. 9일 오후 만난 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와 진명 스님(전 조계종 문화부장), 김진 목사(밀알디아코니아연구소장)의 얘기를 듣다 보니 정말 ‘도끼 자루 썩는 줄’ 몰랐다. 배가 산을 넘어 우주까지 가는가 싶은데 어느새 딱 맞춤한 장소에 당도한 기분이랄까.

성직자 3명이 최근 흥미로운 작당 모의(?)를 했다. 28일부터 전국을 돌며 ‘3인 3색 토크 콘서트’를 열기로 한 것. 입담 좋기로 소문난 이들이 모여 도대체 어떤 얘기를 들려줄까. 살짝 먼저 엿본 소감을 말하자면, ‘끝내준다’.

▽홍 신부=좋은 분들 만나니 무덥던 날씨도 청명해진 기분이 듭니다. 두 분도 저랑 참 질긴 인연입니다. 지겨워요, 지겨워.

▽김 목사=그러게 말입니다. 신부님이 ‘종교 간 대화와 일치위원회’ 총무 시절이니까 2002년부터죠. 타 종교인을 만나면 어색할 때도 있는데 신부님은 첨부터 만만했습니다. 하하.

▽진명 스님
=딱 보고 같은 ‘과’인지 바로 알아봤죠. 신부님은 tvN ‘오 마이 갓’(2014∼16년) 함께 출연하며 친해졌고요. 목사님도 연이 깊습니다. 제가 모신 법정 스님(1932∼2010)이 강원용 목사(1917∼2006)와 절친해 오며 가며 뵀습니다. 언제나 선하고 젊은 기운이 넘치셨어요.

▽김 목사=콘서트 제안이 왔을 때 두 분이라 단박에 오케이 한 건 맞습니다. 다만 다양한 종교인과의 만남은 언제 어디서라도 주저할 이유가 없죠. 타 종교에 배타적인 사람은 자신의 종교도 제대로 볼 줄 모르는 거거든요.

▽홍 신부=실제로 김 목사님은 과거 크리스천아카데미에서 ‘종교 청년 캠프’를 주도하셨죠. 6개 종단 예비성직자 모임인데 당시 반향도 컸습니다. 목사님이 2005년 인도로 사역을 가시며 맥이 끊겨 너무 아쉽습니다. 스님도 불교 원불교 가톨릭의 여성 성직자 모임인 ‘삼소회’를 이끌었고요. 그러고 보니 종교 간 소통은 세 사람에겐 오랜 사업이었네요.

▽진명 스님=이번 콘서트가 그 불씨를 다시 살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삼소회 때 수녀님 여성교무님과 함께 길을 걸어가면 시민들이 박수를 쳤어요. ‘그냥 보기만 해도 마음이 상쾌하다’고 하더군요. 종교의 화합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바라는 겁니다.

▽홍 신부=맞습니다. 더 보태자면, 일반인이 종교에 바라는 본질은 위안입니다. 그런 뜻에서 종교인은 언제나 겸손해야 합니다. 권위에 기대 현실과 괴리된 건 아닌지…. 첫 토크쇼 주제로 ‘욕심’을 잡은 것도 그 때문이에요. 욕심을 버리란 얘기가 아닙니다. 세속에서 그건 불가능하죠. 다만 살짝만 덜어내도 눈과 마음이 개운해집니다. 일상에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종교적 조언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김 목사=결국 종교와 사회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최근 종교에 실망해 믿음을 포기하는 분들도 적지 않죠. 충분히 이해하지만 ‘목욕물 쏟으려다 아이까지 버려선 안 됩니다’. 종교의 현재 외양보단 수천 년 이어온 지혜를 볼 때예요. 물론 우리 성직자부터 자성해야죠.

▽진명 스님=지금 시대가 어렵다는 건 다들 인식하고 있어요. 마음이 바로 서야 가족도 지역도 사회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종교는 그걸 돕는 도우미가 돼야 하죠.

▽홍 신부=아이고, 토크쇼에서 할 얘기를 여기서 다 하시네. 이번 만남은 시작일 뿐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성직자가 참여하는 더 큰 강물을 만들어야죠. 종교와 종교가 만나고, 종교와 세상이 만나는 일. 그건 당연하고도 소중한 것 아니겠습니까.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