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소리 치는 북한 김정은, 두려움 반증인가?

동아일보
에디터 동아일보|
북한은 9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의 대북 군사 옵션들인 ‘예방전쟁’ ‘참수작전’ ‘비밀작전’ ‘선제타격’ 등을 일일이 열거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해당 작전들에 1∼4로 번호까지 매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날 ‘화염과 분노’를 언급하며 어느 때보다 대북 군사 조치 가능성을 높인 만큼, 김정은 정권이 실질적인 두려움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어느 때보다 ‘막말’을 대거 동원한 게 그렇다. “트럼프를 비롯한 미 당국자들의 북침 핵전쟁 광란이 위험계선을 넘어 극히 무모하고 분별없는 실전 행동 단계까지 이르렀다” “(이를) 짓뭉개버릴 단호한 입장을 내외에 천명한다” 등이 대표적이다.

북한은 ‘B-52’ ‘B-1B’ ‘B-2’ 등 전략폭격기, 핵추진 항공모함과 잠수함뿐만 아니라 지상군인 제82공수사단, 제25보병사단, 제10산악사단 등 미군의 훈련 상황까지 상세히 짚었다. 그만큼 미국의 대북 군사적 카드를 오래전부터 들여다보고 대비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성명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5일 언급한 ‘예방전쟁’을 거론하며 “정의의 전면전쟁으로 대응하겠다. 예방전쟁의 ‘징조’가 나타나면 미국 본토를 핵전쟁마당으로 만들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겨냥한 ‘참수작전’에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북한은 “참수작전으로 미국이 당하게 될 재난의 참혹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특공대가 북한에 침투해 내부를 혼란시키고, 심리전용 전단을 대량 살포하는 ‘비밀작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캘리포니아주에서 미 공군 B-52H 전략폭격기가 전단 6만 장을 뿌리는 전단 투하 훈련을 한 것에 대해 “300만 소년단원과 500만 청년단원을 포함한 전체 인민의 반미항전으로 짓부숴 버릴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신들도 미국처럼 얼마든지 선제타격에 나설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미국의 무모한 선제타격 기도가 드러나는 그 즉시 서울을 포함한 1, 3야전군 지역(강원, 중부)의 모든 대상들을 불바다로 만들고 남반부(남한) 전 종심(중심)에 대한 동시타격과 함께 태평양의 미군 기지들을 제압하는 전면적인 타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