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cm 초4… 키도 실력도 “여자 박태환!”

최현정 기자
에디터 최현정 기자|
“초등학교 4학년 맞아?”

6월 제89회 동아수영대회 여자 유년부 접영 50m 예선 경기. 경기를 지켜보던 수영 관계자들이 술렁였다.

2007년 1월생으로 만 열 살인 임루인(경인초 4)이 또래 선수들을 압도적으로 제치자 서로 이름을 아느냐고 묻기 바빴다. 30초14를 찍은 임루인은 2위 선수의 기록(33초75)을 한참 앞섰다. 1998년 세워진 여자 유년부 대회 기록 32초00을 19년 만에 2초 가까이 당겼다. 결선에서도 30초11로 다시 대회 기록을 바꿨다.

임루인은 오랜만에 나온 ‘수영 신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한수영연맹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임루인의 올해 국내 대회 성적에서는 ‘2’자를 볼 수 없다. 임루인은 올해 4월 김천전국수영대회부터 5월 전국소년체전, 6월 동아수영대회에 이어 지난달 교보생명컵 꿈나무체육대회에서 출전한 자유형과 접영 종목에서 모조리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역시 7월 서울시장배 수영대회에서도 여자 접영 50m에서 1995년 당시 세워진 대회 기록을 22년 만에 갈아 치웠다. 초등학교 1∼4학년에서는 적수가 없다.

한국 여자 수영의 기대주 임루인이 4일 서울 양천구의 한 수영장에서 주 종목인 접영 훈련을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임루인은 웬만한 중고교 선수의 체격을 갖고 계속 성장 중인 데다 세계적인 여자 수영 스타들이 주력 종목으로 삼는 자유형과 접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열 살인데 벌써 키는 168.3cm다. 지난달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접영 200m에서 금, 은메달을 땄던 미레이아 벨몬테(스페인), 프란치스카 헨트케(독일)는 168∼170cm 안팎이다. 이 종목에서 4위를 했던 국내 여자 수영 간판 안세현(22·SK텔레콤)이 167cm다. 수영 선수로 중요한 조건인 윙스팬(양팔을 벌린 길이)은 174.2cm로 키보다 길다. 성장이 계속되면 175cm에서 180cm까지 자랄 수도 있다. 여섯 살 때 체중 감량을 위해 수영을 배웠다. 주 종목으로 삼은 접영 기록은 안세현의 어린 시절보다 빠르다. 임루인은 전국소년체전 접영 50m에서 29초61을 기록했다. 일찌감치 한국 접영의 유망주로 각광받았던 안세현도 대현중 1학년 때에야 29초15로 30초 내에 진입했다. 안세현은 26초30의 한국기록을 갖고 있다. 남기원 수영 국가대표 상비군 감독은 “현재 중학교 여자 접영 청소년 대표 선수들의 50m 기록은 27초 후반대가 가장 빠르다. 임루인의 페이스는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물을 힘껏 당겨서 멀리 나가는 접영이 좋아요. 어깨가 넓어지는 건 싫지만…. 작년에 최우수선수상 받았을 때하고 그동안 접시에 담아 놓은 금메달들을 보면서 1초, 1초 기록을 깰 거예요.”

임루인을 지도하는 함정수 코치는 “지금은 수영에 흥미를 갖게 해주고 있다. 중학교 진학 전까지는 단계적으로 루인이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임루인은 부모의 뜻에 따라 학교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요즘 고민이 마지막 10m를 남겨놓고 힘이 떨어져서 다리부터 저려오는 건데 운동 열심히 하면 없어지겠죠? 양쪽 레인을 보면서 가운데로 헤엄쳐 갈 때 기분이 좋아요.” 임루인은 힘차게 다시 물로 뛰어들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