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반짝 ‘시골 폐교 캠핑’ 꿈같은 밤

동아일보
에디터 동아일보|
‘횡성 별빛마을 서울캠핑장’ 가보니
텐트 20동-화덕 등 구비… 리모델링 교실서 책읽고 놀고
저렴한 가격에 年 6000명 찾아… 특산품 판매수익 지역에 환원  
폐교를 개조한 강원 횡성군 별빛마을 서울캠핑장의 텐트촌 뒤로 울창한 나무숲과 개울이 보인다. 텐트 곁에는 바비큐용 화덕도 있다. 서울시 제공
지난달 19일 캠핑객들이 강원 횡성군 ‘횡성 별빛마을 서울캠핑장’에서 천연 미스트 만들기 수업을 듣고 있다. 서울시 제공 
“여기 옥수수 주문할 수 있나요?”

지난 7월 26일 강원 횡성군 강림면 월현리 ‘횡성 별빛마을 서울캠핑장’에 온 사람들은 짐을 풀기 무섭게 옥수수를 주문했다. 관리사무소에서 찐옥수수 5000원어치를 먹은 사람들은 맛있다며 한 박스를 주문했다. 별빛마을 캠핑장 관리인 고영철 씨(52)는 “매년 이곳에서만 옥수수, 감자 같은 지역 특산물이 평균 4000만 원어치가 거래된다”고 말했다.

수천만 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이곳은 횡성군청 소재지에서도 차로 10분 넘게 가야 하는 옛 월현분교다. 1995년 문을 닫아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기고 사람들 발길이 멀어진 이 공간이 2013년 7월 생기를 되찾았다. 서울시가 도농(都農) 상생 차원에서 이 폐교를 장기 임차해 캠핑장으로 만들었다.

원래 초등학교지만 캠핑장으로도 손색없어 보였다. 풍성한 초록을 자랑하는 나무들이 8277m²의 운동장 주변을 빼곡히 둘러싸고 옆으로는 시원한 개울이 흐른다. 주위에 인공조명이 없어 밤하늘에서 별들이 쏟아진다. 리모델링한 교실에서는 바둑, 당구, 독서, 나무블록 체인 맞추기 등 다양한 오락거리를 즐길 수 있다. 운동장에는 4인 가족 기준의 텐트 20동과 나무의자, 탁자, 화덕이 자리 잡고 있다. 텐트는 1박에 2만5300원으로 저렴하다. 매년 캠핑객 6000여 명이 찾는다.

도시인들이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을 찾아 몰리면서 지역경제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여러 가지 물놀이 체험과 먹거리 등을 횡성에서 소비하고 있다. 노인들 위주로 살고 있어 조용하던 마을에 어린아이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은 덤이다.

별빛마을 서울캠핑장에서 발생한 수익은 지역경제에 일부 환원된다. 지난해 바비큐용 숯을 팔아 번 300만 원은 홀몸노인 가구 지붕 수리 및 도배 등에 사용했다. 이 숯도 마을 주민이 만들어 캠핑장에 납품한 것이다. 캠핑장에서 열리는 각종 체험행사와 음악회 등에는 마을 주민도 적극 참여한다. 문화적 수혜의 기회가 커졌다.

이 캠핑장이 도농 상생의 성공적 프로그램이 되면서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러브콜’도 뜨겁다. 횡성군을 비롯해 경기 포천시, 충북 제천시, 강원 철원군, 충남 서천군, 전남 함평군에서 운영하는데 해마다 다른 지자체에서 캠핑장을 자신의 지역에 세워 달라는 문의가 온다. 지난해는 4곳, 올해는 6곳에서 신청 의사를 밝혔다. 일부 지자체는 두 번이나 신청했다. 신청 전에 횡성군같이 기존의 캠핑장이 있는 지역을 찾아 운영 노하우를 묻기도 한다. 서울시는 “폐교의 주변 환경과 지자체의 의지,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해 지역을 고른다”고 설명했다. 서울캠핑장은 서울시민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같은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시스템(yeyak.seoul.go.kr) 참조.

횡성=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