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꼬마를 ‘불법상인’ 취급…상식 없는 英공무원들 “벌금 내라”

celsetta@donga.com2017-07-24 11:56:30
공유하기 닫기
사진=Andre Spicer/BBC
집 앞에서 레모네이드를 팔며 즐거워하던 다섯 살 어린아이에게 150파운드(약 21만 7000원) 벌금을 물린 영국 타워햄리츠 공무원들이 여론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영국 네티즌들은 “상식적이지 못한 행위”, “무허가 상인과 어린아이 소꿉장난 차이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이 동심을 짓밟았다”며 분노했습니다.

아이 아버지인 안드레 스파이서(Andre Spicer)씨가 BBC등에 밝힌 바에 따르면 ‘단속’은 7월 15일 오후 2시 30분 경 집행됐습니다. 스파이서 씨는 “다섯 살 된 딸아이가 ‘레모네이드 스탠드’를 하다가 자기가 나쁜 짓을 한 거냐면서 울며 들어왔다. 물어보니 공무원들에게 무허가 장사라며 단속을 당했다고 하더라”라고 밝혔습니다. 공무원들은 “14일 내에 벌금을 납부하라”며 범칙금 통지서를 남기고 떠났고 스파이서 씨는 분노를 금치 못했습니다.

‌레모네이드 스탠드는 돈 계산법과 경제관념을 배우고 용돈도 벌 수 있는 교육적 놀이에 가깝습니다. 어른들은 어린 아이가 장사하는 모습이 귀엽고 기특해 한 잔씩 사 주며 격려하고 가판대 주인인 아동은 자기 손으로 돈을 벌었다는 성취감에 뿌듯해 하는 것이 일반적인 레모네이드 스탠드 풍경입니다. 당시 스파이서 씨의 딸아이도 작은 컵 50펜스(약 700원), 큰 컵 1파운드(약 1400원)로 가격을 매겨 레모네이드를 팔고 있었습니다.

스파이서 씨는 텔레그래프 등 언론에 사연을 제보하며 “우리 지역사회가 어린이를 이렇게 다루다니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다. 아이들 체험학습이나 다름없는 활동을 처벌하는 건 상식에서 벗어난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타워햄리츠 의회 대변인은 “스파이서 씨와 따님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공무원들은 법을 더 상식적으로 집행하고 공권력을 적재적소에 사용해야 한다. 이번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일”이라며 벌금 통지를 즉각 취소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