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셋에 ‘할아버지’ 된 청년 “딸(?)은 17세”

celsetta@donga.com2017-07-21 14: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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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ommy Collony/Facebook
스물 세 살에 열일곱 살짜리 딸을 두고, 손주를 본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요? 생물학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호주 청년 토미 콜로니(Tommy Collony)씨는 이런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 놀라운 이야기의 바탕에는 토미 씨의 따뜻한 마음씨가 있었습니다.

6월 3일 뉴스너(Newsner)에 소개된 바에 따르면 토미 씨는 선량한 마음을 가진 평범한 대학생이었습니다. 수업과 과제에 신경 쓰고 여가시간에는 친구들과 놀거나 달리기 훈련을 하는 등 여느 대학생들과 다를 바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던 토미 씨. 그는 얼마 전 페이스북으로 메시지 하나를 받았습니다. 어릴 적 절친한 사이였지만 자라면서 자연스레 연락이 끊어진 사촌동생 안젤라(Angela·가명)로부터 온 쪽지였습니다.

토미 씨는 그 동안 안부도 모르고 지냈던 사촌동생의 쪽지를 읽고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안젤라는 6학년 이후로 학교에 다니지 않았고 약물에도 손을 댔다고 고백했습니다. 집에서도 안젤라를 돌보지 않았고 부모의 무관심에 지친 안젤라는 점점 엇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아예 가출을 한 뒤 불량한 무리들과 어울리며 지냈습니다. 17세 나이에 아이까지 갖게 됐지만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는 감옥에 갇힌 상태여서 의지할 곳이 없었습니다.

안젤라 하면 작고 깜찍한 어린아이 모습밖에 기억나지 않았던 토미 씨는 이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즉각 안젤라를 돕기 위해 나섰습니다. 그는 안젤라를 만나 안심시키고 “이제 거리에서 살면 안 돼. 내가 널 도와줄게”라고 말했습니다.



사진=Tommy Collony/Facebook
사진=Tommy Collony/Facebook
마침 토미 씨에게는 방학 때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아 둔 돈이 조금 있었습니다. 그는 자취방을 좀 더 큰 곳으로 옮겨 안젤라에게 방을 주고 출산을 대비해 아기용품도 샀습니다.

만삭이었던 안젤라는 새 집으로 이사간 뒤 일주일 만에 건강한 남자아이 조슈아(Joshua)를 낳았습니다. 토미 씨는 “안젤라는 친척 동생이지만 이제 제 딸이나 다름없습니다. 안젤라가 딸이니 조슈아는 손자나 마찬가지죠. 절 보고 ‘젊은 나이에 고생한다’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두 사람의 인생을 지킬 수 있었다는 것 자체로 저는 행복합니다” 라며 밝게 웃었습니다.

토미 씨의 사연을 들은 주위 사람들도 도움을 주겠다고 나섰습니다. 토미 씨의 형인 리암(Liam)씨는 안젤라의 재활을 돕고 조슈아 양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 공개 모금을 진행해 5만 호주달러(약 4400만 원)를 모았습니다.

6살밖에 차이 나지 않는 친척 동생을 딸처럼 거둬들이고 동생이 낳은 아이까지 돌보겠다고 나선 토미 씨. 그의 아름다운 마음씨에 많은 이들이 “정말 대단한 청년”, “마음가짐은 이미 멋진 아버지 그 자체”라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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