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홀린 김재형 테너, 佛서 여성 폭행…“변기에 머리 내리쳤다”

phoebe@donga.com2017-03-24 12: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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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형 교수
세계무대에서 활약 중인 테너 김재형(44)이 프랑스 호텔에서 한 젊은 여성을 때린 혐의로 체포된 후 오페라 마지막 공연이 취소됐습니다.

프랑스 일간 라 데페슈(La Depeche), 뮈지크(France Musique) 등 현지 언론은 3월 21일(현지시각) 밤 “베르디 오페라 ‘에르나니’의 국회의사당 화요일 공연이 취소된 것은 주연을 맡은 한국인 테너가 여자를 때렸기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공연 시작 3시간을 앞두고 취소 공지가 떴습니다.

김재형은 지난 20일 밤 여성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호텔 근처에서 폭행당한 여성이 울고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신고했습니다.



공연취소 공지

22일 김 씨는 법정에 출두했습니다. 툴루즈 형사 재판소는 이날 김재형에게 폭행 등의 혐의로 벌금 8000유로(우리 돈으로 약 967만 원)와 집행유예 8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김 씨는 곧장 비행기에 몸을 싣고 프랑스를 떠났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 당시 그는 여성의 머리를 잡고 화장실 변기에 내리치는 바람에 변기 일부가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법정에서 술을 많이 마셔 사건 당시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나는 보통 술을 마시지 않는다. 내가 이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씨의 소속사 쿠컴퍼니는 뉴시스에 “술을 마시고 여성 동료와 언쟁을 벌이다 그녀를 폭행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발적인 일”이라며 “동료에게 사과를 했고, 그녀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여성을 폭행한 건 무조건 잘못”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쿠컴퍼니 관계자는 “김재형 씨가 무대에 서야 한다는 생각과 언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순식간에 구금을 당하면서 당황해 현지에서 입장을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며 “현재 많이 괴로워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한 김재형은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전속 가수로 활약하는 등 명성 있는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몇 안 되는 국내 성악가입니다. 그는 5~6월 브뤼셀의 라모나이 로열 극장에서 베르디 ‘아이다’와 7월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푸치니 ‘투란도트’에 주역으로 캐스팅 돼 있으나 출연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경희대 음대 교수로도 재직 중인 그는 2010년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습니다. 유명 테너 김 씨의 폭행 소식은 프랑스 현지에서도 논란이 됐습니다. “술을 마셨다는 말은 (반성이 아니고) 나는 희생자라는 뜻.”, “이런 일이 벌어져도 오페라 극단이 주역을 교체하지 않을 것 같다”, “툴루즈의 심장에 여성 인권 의식이 박혀 있길 바란다” 등의 기사 댓글이 달렸습니다. ‌‌2015년 툴루즈에서 김 씨와 일을 한 적이 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기사 댓글 란에 “멋진 목소리의 김 선생과 함께 일을 했었는데, 당시 그가 술을 마실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슬펐던 기억이 있다. 그는 분명 술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기에 자신을 통제했어야 했다. 미래 그를 기용할 극단이 이 문제를 가볍게 보지 않기를 바란다”고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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