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셀렙 출산 트렌드, 대리모

여성동아
여성동아2019-08-18 16: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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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선 요즘 대리모를 통한 출산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구글로 쇼핑하듯 인터넷으로 대리모를 물색해 배아를 보내주고 열 달 후 아이를 배달받는 시스템,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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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외수정한 배아를 자신의 자궁에 착상시켜 아이를 낳아주는 대리모. 우리에겐 생경하지만 해외 셀렙들에겐 익숙한 풍경이다. 킴 카다시안은 위로 두 아이 노스(6)와 세인트(4)는 직접 출산했지만 셋째 딸 시카고(1)와 지난 5월 태어난 삼은 대리모를 통해 얻었다. 이유는 자궁유착과 임신중독증 때문. 세인트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임신을 할 경우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의사의 권고가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리 출산을 시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 특히 자궁에 문제가 있어 착상이 어려운 난임의 경우다. 모델 타이라 뱅크스도 수년간 난임으로 고생하다가 2016년 대리모를 통해 아들 요크를 품에 안았다. 그녀는 이후 인스타그램에 ‘기적 같은 아이를 우리에게 보내준 천사 같은 대리모에게 감사한다. 우리는 우리와 같은 사람들(난임 커플)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섹스 인 더 시티’의 배우 사라 제시카 파커 역시 대리모의 도움으로 딸 쌍둥이를 얻었다.

#난임 #위자료 #커리어 #동성커플…
셀렙들이 대리 출산을 하는 이유
아이를 원하지만 결혼은 싫은 이들에게도 대리 출산은 대안이다. 세계적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말이다. 그는 2017년 6월 대리모의 도움으로 이란성 쌍둥이인 에바와 마테오를 품에 안았다. 자신의 정자와 대리모의 난자를 수정시킨 뒤 대리모에게 착상시켜 출산하는 방식이다. 2010년생 장남 호날두 주니어도 대리모를 통해 출산했다고 발표했지만 사실은 혼전 관계의 여성이 자신의 아이를 낳자 친자 확인 후 거액의 위자료를 주고 데려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 대리모를 통해 쌍둥이 남매를 얻은 호날두는 2017년에는 대리모가 아닌, 스페인 모델 출신 여자 친구 조지나 로드리게스와의 사이에서 넷째 딸을 얻었는데 두 사람은 곧 결혼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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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루시 리우는 커리어를 위해 대리 출산을 선택한 경우다. 그녀는 2015년 47세의 나이에 아들 록웰 로이드 리우를 얻었다. 루시 리우는 남성인 호날두와 달리 직접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리 출산을 선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는데, 이에 대해 한 인터뷰에서 “나는 꾸준히 연기를 하고 있었고, 언제가 쉬기에 적당한 시기인지 알기 어려웠다. 대리 출산이 최적의 솔루션이라고 생각했고, 결과적으로는 옳았다”고 밝힌 바 있다. 팝 스타 리키 마틴은 2008년에 대리모를 통해 쌍둥이 아들 마테오와 발렌티노를 얻었는데 2010년 커밍아웃을 하면서 그 이유가 선명해졌다. 배우 닐 패트릭 해리스는 파트너인 데이비드 부티카와 결혼한 후, 공여자에게 제공받은 2개의 난자에 두 사람의 정자를 각각 수정해 이란성 쌍둥이인 딸 하퍼와 아들 기드온을 품에 안았다.


출산도 쇼핑하듯 #구글 베이비
이처럼 할리우드 셀렙들이 대리 출산에 적극적인 이유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주법이 상업적 대리 출산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지아주, 플로리다주에서도 대리 출산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렇게 미국 내 대리 출산을 허용하는 주에서 미국 국적의 여성에게 대리 출산을 의뢰할 경우 보통 10만 달러(약 1억2천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대리모에게 지불하는 비용과 알선 수수료, 기타 출산 비용을 합한 금액이다. 대리모의 인종, 학력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도 한다.

높은 가격 때문에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개발도상국으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구글 베이비’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구글로 쇼핑을 하듯 인터넷으로 제3세계 여성을 선택해 정자와 난자를 보내주면 열 달 후 아기를 배달해주는 시스템을 풍자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대리 출산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인도로, 연간 4억 달러(약 4천7백억원) 규모의 대리 출산이 이뤄지는 탓에 ‘세계의 대리모 공장’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이를 규제하기 위해 인도 하원에서는 올해 초 상업적 대리모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그 과정에서 대리 출산으로 생계를 유지한 여성들이 격렬히 항의하며 갈등을 빚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한 번의 출산을 통해 직장인 평균 연봉의 7~10배를 벌 수 있었던 까닭이다.

몇몇 국가에서는 난임 환자 등을 위해 인도적 차원에서의 대리 출산을 허용하기도 한다. 베트남은 2015년 대리모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자궁이 없거나 적출한 여성, 반복된 유산으로 인해 임신을 하지 못하는 여성에 한해 출산 경험이 있는 친척을 대리모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이나 네덜란드, 덴마크 역시 인도적인 목적의 대리 출산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이들 국가에서 상업적 목적으로 대리 출산을 행할 시 의료인과 관련 기관은 처벌을 받게 된다.

반면 독일과 프랑스는 여성이 생계를 위해 자궁을 임대하는 것을 장기 조직 매매와 동일하게 간주하고 대리 출산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이나 보상 문제를 명확히 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됐다.

태어난 아이의 행복추구권도 보장돼야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리 출산에 관한 법 규정이 명확하게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생명윤리법) 제23조 3항에서는 ‘금전, 재산상의 이익 또는 그 밖의 반대급부를 조건으로 배아나 난자 또는 정자를 제공 또는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지만, 수정란을 착상하는 형태의 ‘자궁만 빌려주는’ 대리모에 대한 부분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 또 다른 관련 법규는 민법 제103조다.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는 법 조항에 따라 2011년 난임 부부와 대리모를 연결해준 브로커가 처벌받은 사례가 있다. 하지만 이때도 대리모는 처벌에서 제외됐다. 출산을 의뢰한 부모와 출산을 대신한 대리모 사이에 친권에 대한 법적 다툼이 생기는 경우도 문제다. 이런 경우 대리모를 친모로 인정한 판례가 있다. 친권의 기준을 출산(출산 기준설)과 난자 제공 여부(염색체 기준설) 중 출산에 둔 것이다.


이러한 법적·윤리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난임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대리모 제안을 받았다’ ‘의료진이 대리모를 언급했다’는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현소혜 교수는 2018년 발표한 논문 ‘대리모를 둘러싼 쟁점과 해결방안’에서 대리모 계약에 대한 입법을 촉구한 바 있다. “현재 적지 않은 규모의 대리모 암시장이 활성화되어 있고 실제로 대리모로부터 출생한 아동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대리모를 법외의 영역에 방치할 수 없으므로, 자궁 대리모의 계약 효력을 인정하고 우선적으로 모(母)의 지위를 부여하되 친권을 철회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대리모와 의뢰 부모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충돌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현 교수의 제안이다.

출생한 아이에 대한 인권 역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이일학 연세대 의과대학 의료법윤리학과 교수는 “대리 출산에 대해서 현재까지는 어른의 입장이 주로 논의되어왔지만, 태어난 아이의 행복추구권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친권을 대리모에게 줄지, 의뢰한 부모에게 줄지를 판단하는 기준에 아이를 잘 양육할 수 있는 능력과 조건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