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준다며 19세 임신부 유인해 살해…태아 훔친 3명 체포

최현정 기자
최현정 기자2019-05-17 18: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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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페이스북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실종된 19세 임신부가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하던 여성의 집 뒷마당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임신부는 목이 졸려 살해됐으며, 자궁에 있던 태아가 사라졌다.

미국 시카고 경찰은 5월 16일(현지시간) 시신을 발견하고 이 집에 살던 여성 등 3명을 살인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CNN 등 언론이 전했다.



임신 9개월이던 말렌 오초아 로페즈(Marlen Ochoa-Lopez‧19)는 지난 4월 23일 행방불명됐다. 

돈이 없었던 오초아-로페즈는 임신부를 위한 페이스북 그룹에서 아기 옷을 물려줄 사람을 찾았다. 이 게시물에 한 여자가 답했다. 그 여자는 깨끗한 아기 옷과 유모차가 있다며 비공개 메시지로 연락하라고 했다. 

그렇게 오초아-로페즈는 클라리사 피구에로아(Clarisa Figueroa‧46)라는 여자의 집으로 찾아갔다. 그리고 14일 피구에로아의 집 뒤뜰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피구에로아와 그녀의 딸 데지레(Desiree‧24)는 동축 케이블로 오초아-로페즈의 목을 졸랐다. 그들은 아기를 뱃속에서 꺼냈고 시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피구에로아와 데지레. 출처=시카고 경찰
아기가 숨을 쉬지 않자 피구에로아는 911 응급센터에 신고했다.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호흡 곤란을 겪는 신생아가 있었고, 심각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시카고 소방서 대변인 래리 메리트가 버즈피드뉴스에 말했다.

아기가 병원으로 이송 된 후 피구에로아는 뻔뻔하게도 ‘아들이 많이 아프다’며 모금 페이지를 개설해 9000달러(한화로 약 1076만 원)를 기부 받았다. 범행이 알려진 후 이 페이지는 삭제됐다. 

어린이 집에 있던 세 살배기 아들을 데리러 가기로 했던 오초아-로페즈가 사라지자, 가족들은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피해자와 마지막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던 피구에로아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

탐문수사를 벌이던 경찰은 피구에로아가 아기를 낳았다는 말을 듣고 아기가 입원한 병원을 가서 유전자 검사를 했다. 아기는 오초아-로페즈의 친자였다. 피구에로아 자택 거실과 화장실에서 오초아-로페즈의 혈흔도 발견됐다. 피구에로아도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


출처=오초아-로페즈의 가족 
경찰은 피구에로아와 딸을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범죄를 은폐한 피구에로아의 남자친구 피오트르 보박(Piotr Bobak)은 살인 방조 혐의로 기소했다.

시카고 경찰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용의자가 오초아-로페즈의 아이를 자신의 아이로 키우려고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약 3.2kg인 아기는 현재 뇌 손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초아-로페즈의 남편인 이오바니 로페즈(Yiovanni Lopez)는 아들이 현재 혼수상태에 있으며 기적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아기를 주시길 간청한다. 아기는 아내가 우리에게 남긴 축복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피해자의 어머니 라켈 위리오스테구이(Raquel Uriostegui)는 딸의 수색에 도움을 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했다. 그녀는 “여러분의 도움과 지원이 없었다면 딸을 찾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제 우리 아이는 더 이상 고통받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딸은 천사였다. 하느님이 그 애를 부르셨다. 우리 딸은 아주 즐거운 사람, 아름다운 소녀였고, 인생에서 많은 꿈을 꾸었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