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들 살리고 식물인간 된 母…27년 만에 깨어나 한 말

최현정 기자
최현정 기자2019-04-24 1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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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관련 없는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끔찍한 차 사고 후 27년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있던 어머니가 깨어나, 당시 자신이 구한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4월 23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에 사는 무니라 압둘라(Munira Abdulla) 씨는 1991년 아부다비 알아인에 있는 초등학교에 들러 4살 아들 오마르를 데려오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모자가 탄 차를 버스가 들이받은 것.



당시 32살이던 압둘라 씨는 외상성 뇌손상(traumatic brain injury)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기적적으로, 아들 오마르는 충격 중에 감싸 안아준 어머니 덕분에 다치지 않았다.

의사들은 어머니 압둘라 씨가 절대 깨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27년 후,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불러 의료진을 놀라게 했다.

이제 32세가 된 아들 오마르 씨는 중동 영자지 내셔널에 “엄마는 뒷좌석에 나와 함께 앉아 계셨다. 충돌 당시 날 끌어안아서 타격으로부터 보호해주셨다. 난 항상 엄마가 깨어날 거란 느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기사와 직접관련 없는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오마르 씨는 “언젠가 깨어나실 줄 알았기에, 결코 엄마를 포기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사고 당시 압둘라 씨는 아들과 함께 차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스쿨버스가 차를 치고 들어왔다. 응급구조대가 도착하는데 몇 시간이 걸렸다. 결국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가망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영국 런던의 전문 의료시설에 입원할 것을 권유했다.

런던에서도 차도는 없었다. 의사들은 가족에게 압둘라 씨가 ‘식물인간’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반응은 없지만 고통은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가족은 압둘라 씨를 포기하지 않았다. 알아인의 병원으로 옮겨 튜브를 통해 영양을 공급했다. 물리 치료도 꾸준히 병행했다. 어머니가 그리웠던 아들은 매일 4km를 걸어 병실을 찾았다. 어머니가 그의 말을 다 듣기라도 하는 듯 곁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대답 없는 어머니, 하지만 아들은 포기할 수 없었다.

2017년 UAE 정부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가족에게 보조금을 제공했다. 독일 병원 숀 클리닉(Schön Klinik)에서 압둘라 씨는 짧아진 근육을 교정하는 치료를 받았고 상태를 좋게 하는 여러 약물을 투여 받았다.


의사들은 “큰 기대는 하지 말라”면서 각성과 수면 리듬 향상을 위해 약물 치료를 했다.  

기사와 직접관련 없는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그리고 1년이 지난 2018년 6월, 압둘라 씨가 깨어났다.

오마르 씨는 “어머니가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었고, 나는 계속 의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검사해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사흘 후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어머니였다! 어머니가 내 이름을 부르고 있었고, 난 기쁨으로 날아올랐다. 수년간, 이 순간을 꿈꿨다. 내 이름이 그 분이 말한 첫 번째 단어였다.”

압둘라 씨는 질문에 답하고 기도문을 암송할 수 있었고,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됐다. 어머니는 고통에 시달릴 때도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이제 압둘라 씨는 가족과 함께 아부다비로 돌아갔다. 여전히 근육 수축을 막는 정기적인 물리 치료가 필요하다.

오마르 씨는 가족의 이야기를 신문에 알리고, 비슷한 처지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의사들은 그녀가 절망적인 환자라고, 치료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심스러울 때마다 나는 어머니를 대신해 그분의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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