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개 농장’ 이…” 英 아침방송 출연자, 한국문화 비하 논란

celsetta@donga.com2018-12-13 14: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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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TV 'This Morning' 트위터
영국 동물보호운동가 두 명이 TV방송에서 한국의 식용견 사육 문화를 비판하며 '문화(차이)는 변명이 될 수 없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핍 톰슨(Pip Tomson)씨와 클레어 바스(Claire Bass)씨는 12월 8일 ITV방송국의 아침 프로그램 ‘디스 모닝(This Morning)’에 출연해 한국 식용견 사육 실태를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실제 반려견 두 마리를 데리고 나와 한국에서 구출한 동물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바스 씨는 “서울 한복판에 ‘보신탕(dog meat soup)’ 이라는 간판을 걸고 영업하는 식당들이 있다”며 “몸에 살도 얼마 없는 작은 개인데도 ‘그들’에게 있어 이 녀석은 그저 맛있는 음식일 뿐”이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가 “우리(영국인) 입장에서는 끔찍할 수 있지만 일종의 문화 차이"라고 말하자 "문화 차이라는 말은 변명거리가 될 수 없다(culture is not an excuse)”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비위생적이고 잔인한 환경 속에서 개를 키워 교배용이나 식용으로 쓰는 ‘개 농장’에 대한 비판은 한국 내에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스 씨와 톰슨 씨의 발언은 타국 문화 존중과는 거리가 먼데다 자칫 모든 한국인들이 식용견 사육에 동의하는 것처럼 해석될 우려도 있습니다.

영국 네티즌들도 이 점에 주목했습니다. 트위터 필명 ‘잭(jack)’ 씨는 “소, 돼지, 닭, 사슴 등 수많은 동물들을 먹기 위해 키우는 나라 사람이 어떻게 국영방송에 나와서 ‘문화는 변명거리가 될 수 없다’는 말을 할 수 있나”라며 “한국인들을 야만적이라고 비판하기 전에 우리 영국인들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동양문화에 대한 편견과 인종주의가 무엇인지 아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난했습니다. 한국 문화를 비판하는 데 현지 활동가의 자문을 구하지 않은 방송국 측의 안일함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바스 씨는 개 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방송에서 경솔한 발언을 했다는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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