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소녀, 페이스북 신붓감 경매로 팔려…방치 페북에 비난 쇄도

jeje@donga.com2018-11-21 17:51:55
공유하기 닫기
사진=CNN 홈페이지 캡처
페이스북에 16세의 어린 신붓감을 경매에 부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고 실제 경매를 통해 매매혼이 이뤄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인 가운데 다수의 인권단체는 “기술을 야만적으로 사용했다”며 제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페이스북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해당 글은 게시된 시점에서 15일이 흐른 후에야 삭제 처리 됐다.

11월 21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에는 동아프리카 남수단 중부 이스턴레이크 주에 사는 16세 소녀 느얄롱을 신붓감으로 소개하며 경쟁입찰 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경매에는 실제로 정부 고위 관료를 포함한 5명의 남성이 참여해 경쟁을 벌였다. 그중 가장 많은 금액을 제시한 사업가 콕 알랏이 느얄롱을 신부로 맞았다. 그는 느얄롱과 결혼하기 위해  소 500마리와 자동차 3대, 현금 1만 달러(약 1130만 원) 등 약 2억5000만 원 상당을 제공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지난 3일 남수단 수도 주바에서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인권단체는 ‘인신매매성 경매 글’을 게시하도록 방치한 페이스북을 맹비난 했다.

국제어린이구호단체 ‘플랜 인터내셔널’ 남수단 지부의 조지 오팀은 “오늘날 세계 최대의 소셜미디어에서 어린 소녀를 대상으로 한 매매혼이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마치 노예 시장을 연상 시킨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남수단에서 결혼할 때 신랑이 신부 측에 지참금을 주는 것은 문화의 일부이긴 하지만 이번 건 같은 경우에는 페이스북이 경매의 장을 마련해준 것과 같다. 첨단 기술이 매매혼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여성인권단체 ‘이퀄리티 나우’는 “여성 권리를 지키기 위해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페이스북 관계자는 “자사는 어떠한 형태로도 인신매매에 활용되는 기술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문제의 게시 글을 인지하자마자 삭제했고 작성자의 계정도 영구 정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니터링 요원을 3만 명 이상으로 2배 늘리고 기술 개발에도 투자하는 등 우리의 계정 운영정책에 어긋나는 콘텐츠를 찾아낼 방법들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계속된 내전으로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남수단에서는 매매혼이 일종의 관습처럼 자리잡았다. 아동과 그의 가족 모두가 빈곤에서 탈출하는 데 도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 2017년 11월 유니세프(UNISEF)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남수단 여성의 52%가 법정 결혼 연령인 18세가 되기 전에 조혼한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