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타려 죽은 척한 男…절망한 아내, 자녀 죽이고 자살

phoebe@donga.com2018-10-18 17: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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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을 타기 위해 죽음을 위장한 중국 남성이 사랑하는 아내와 두 자녀를 한꺼번에 잃었다. 남편의 사정을 몰랐던 아내가 아이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10월 18일 BBC 등 외신은 거액의 보험금을 위해 자신이 죽은 것처럼 위장한 중국인 남성 허(34) 모 씨가 현지 경찰에 자수했다고 보도했다.

9월 19일 강에서 허 씨의 차량이 발견됐다. 시신은 사라지고 없었지만, 사망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중대한 실수가 있었다. 부인에게 자신의 계획을 말하지 않았던 것.

아내 다이 씨는 남편 사망 소식을 접하고 3주 후 자살하겠다는 편지를 인터넷에 올린 후 4살 아들과 2살 딸을 살해하고 자신도 물에 뛰어들어 죽었다. 후난성 당국의 수색 결과, 이들은 지난 11일 랑탕 지역 집 인근 호수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위챗에 올라온 아내의 유서에는 “남편이 실종된 후 압박감이 커지면서 삶의 의지를 잃었다”라며 “혼자 떠나고 싶었지만, 부모 없이는 아이들이 고통받을 것 같아서 데리고 간다”라고 적혀 있었다.

유서를 바탕으로 경찰은 다이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결론내렸다.

구이저우성에서 숨어 지내던 허 씨는 아내의 유서를 보고 놀라 경찰에 자수했다.

9월 초 그는 아내 모르게 100만 위안(한화로 약 1억 6천만 원) 상당의 보험에 들었다. 수혜자는 아내였다. 19일 그는 자신의 죽음을 가장하려고 빌린 차량을 사용했다.

그는 간질을 앓고 있는 딸 치료비와 자동차 대출 등 10만 위안(약 1600만 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허 씨를 보험 사기 혐의와 재산 침해 혐의로 구속했다.

한편, 허 씨에게 가족 사망 책임을 묻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변호사 장 신니안은 BBC에 허 씨의 보험사기 혐의와 다이 씨의 자살 간의 인과 관계는 “법정에서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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