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국가를 흥얼거려?’ 4400만 팬 거느린 BJ, 中 검열에 ‘구금’

hwangjh@donga.com2018-10-15 17: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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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방송 화면.
4400만 명 팔로워를 거느린 유명 BJ의 계정이 하루아침에 증발해 버리는 일이 일어났다. ‘국가를 경건함 없이 흥얼거렸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이 ‘검열’을 행한 것이다.

10월 1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라이브스트리밍 사이트 후야tv에서 활동하는 유명 BJ 리꺼(본명 양카이리·楊凱莉·21)가 지난 7일 라이브 방송 중 국가를 모독한 죄로 구금됐다고 전했다.

당시 방송에서 리꺼는 중국의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의 몇 소절을 배경음악으로 틀고 경쾌한 율동과 함께 노래를 흥얼거렸다. 의자에 앉은 채로 지휘자처럼 팔을 움직이는 간단한 율동이었다.

하지만 이 짧은 방송은 악몽이 됐다. 방송 이후 후야tv 측에서 리꺼의 계정을 차단해버린 것이다.

중국 공안 당국 역시 “국가는 엄숙히 서서 불러야 한다”며 “국가 존엄성에 대한 모독”이라는 성명을 냈다.

뿐만 아니라 리꺼는 5일간의 구금에도 처해졌다.

이후 그는 “어리석은 실수였다”며 두 차례의 공식 사과를 했다. “방송 동안 진지하지 않은 태도로 국가를 부른 것에 대해 사죄한다”며 “내 행동이 보는 이들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 조국과 팬, 누리꾼, 그리로 플랫폼(후야tv)에 사과한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방송 중단과 ‘애국 교육 및 활동’에 힘쓸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후야tv 측은 리꺼의 계정을 차단하며 “우리는 국가를 존중하고 그 존엄성을 확실히 지킨다”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 일각과 중국 밖에서의 시각은 당국의 입장과 다른 듯 하다. “과도한 처사”, “무섭다”, “지나친 검열”이라는 반응이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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