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광고’로 맥도널드를 속인 남자… 51일 동안 안 들켰다

hwangjh@donga.com2018-09-06 18: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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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널드 매장에 허락 없이 ‘내 얼굴’이 찍힌 사진을 걸어놓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이다.
사진=Jevh Maravilla 트위터
미국 휴스턴대학교에 재학 중인 제브 마라빌라(Jevh Maravilla·21)는 지난 7월 13일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맥도널드 매장에 ‘불법 포스터’를 부착했다. 자신과 친구가 모델이 되어 맥도널드 제품을 들고 있는 일종의 광고 포스터였다. 포스터 우측 하단에는 맥도널드 공식 로고까지 박혀있었다.

이 가짜 광고는 놀랍게도 51일 동안이나 매장 한쪽 벽에 붙어 있었다. 지난 9월 3일 마라빌라는 자신의 트위터에 “맥도널드 매장 빈 벽에 나와 내 친구의 가짜 (광고) 포스터를 붙였다. 51일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포스터가) 붙어있다”고 공개했다. 해당 트윗은 6일 현재까지 97만 회 넘는 공감과 25만 회 가까운 리트윗을 이끌어냈다.



사진=Jevh Maravilla 트위터
마라빌라는 맥도널드에 방문한 어느 날, 매장 내 광고 포스터에 아시아계 모델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 같은 일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는 필리핀 혈통을 갖고 있다.

광고 모델은 마라빌라 자신과 친구 크리스티안 토레도(Christian Toledo)이 맡았다. 그럴싸해 보이도록 디자인도 가미했다. 가짜 포스터를 만드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어떻게 매장에 이 포스터를 붙이느냐 였다.

그는 중고가게에서 맥도널드 유니폼을 구입해 직원으로 위장했다. 두 명의 친구가 손님으로 위장해 진짜 직원들의 관심을 끌었고, 또 다른 한 명의 친구는 마라빌라가 포스터를 부착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결과는 완벽한 성공. 마라빌라는 가짜 포스터로 재밌는 추억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미국 사회가 아시아계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해야한다는 것을 알리는 것까지 해냈다.

이와 관련 해당 매장 점주는 “우리는 매장의 모든 면에서 다양성을 강조하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 뒤 “학생들의 창의성에 박수를 보내며, 이들을 우리 매장에 곧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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