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산책 중 사라진 70대, 드론 덕에 해안 갈대밭서 극적 구조

ptk@donga.com2018-06-20 17:3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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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친구 일행과 산책 중에 사라진 노인이 약 20시간 만에 무인항공기 ‘드론’(Drone)카메라에 포착돼 극적으로 목숨을 구했다.

19일(현지시간) BBC 등 영국 언론은 잉글랜드 노퍽(Norfolk)지역의 티치웰(Titchwell) 해안 습지대에서 실종된 75세 피터 페그(peter pegh) 씨가 드론 덕에 구조된 사건을 소개했다.

페그 씨는 지난 16일 오후 5시 께 가족 및 친구들과 함께 동네에서 외식 후 산책을 즐기다가 어느 순간 일행과 떨어진 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해안 경비대, 자원봉사자 등 5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일대를 뒤졌다.

수색대원들은 노인이 사라진 인근 지역을 밤새 찾아봤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 특히 이 지역은 사람 키보다 큰 갈대가 빽빽하게 우거진 광대한 습지대여서 수색은 그야말로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 겪이었다.

페그 씨의 부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남편이 바다로 휩쓸려 갔다는 생각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새벽 2시께 수색을 중단하고, 다음날(17일) 이른 아침부터 드론을 띄워 습지대를 세밀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후 2시 35분 께 마침내 물과 뻘이 섞인 갈대 늪에서 머리와 팔만 드러낸 채 있는 페그 씨를 발견했다.

밤새 물에 빠져있던 페그 씨는 구조 당시 저체온증이 심각했다. 조금만 더 늦었으면 목숨을 잃을 뻔한 상태였다.

페그 씨와 가족은 구조 돼 살아남은 것을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페그 씨는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건 오직 구조에 나선 사람들의 목소리였다"며 "경찰의 구조 서비스가 얼마나 훌륭한 지 반복해서 말하고 싶다. 무인 항공기가 목숨을 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조대 관계자는 "드론이 없었다면 우리가 제 시간에 그를 찾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페그 씨 부인은 "우리는 외식을 마친 후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남편이 돌아오는 길에 산책을 하다 물개를 보기 위해 가지 말아야 할 곳으로 들어갔다가 늪에 빠졌다. 불행하게도 휴대전화도 갖고 있지 않았다"고 실종 경위를 설명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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