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큐브 “재미한인에 아픔 준 노래 ‘Black Korea’ 지우고 싶어”

동아일보
에디터 동아일보|
미국의 전설적 래퍼 아이스 큐브. 오른손으로 미국 서부(west) 힙합을 상징하는 ‘W’자를 그려 보였다. 울트라 코리아 제공
“시간을 되돌린다면 ‘Black Korea’를 지우거나 수정하고 싶다.”

미국의 유명 래퍼 아이스 큐브(본명 오셰이 잭슨·49)가 재미 한국인에게 아픔을 준 곡을 만든 것을 후회한다고 동아일보에 밝혔다. 큐브가 이런 뜻을 한국 매체에 직접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큐브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10일 열린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 무대에 오르기 전 대기실에서 기자와 만났다. 처음 한국을 찾은 큐브는 ‘Black Korea’를 쓴 의도와 현재 생각을 묻자 “애초 의도는 흑인 동네에 한국계 상점이 들어와 벌어지는 긴장을 현실적으로 조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돌아보면) 아시아인을 모욕하지 않는 다른 방식을 택할 수도 있었다. 실패한 곡이다”라고 말했다.

‘Black Korea’는 1991년 아이스 큐브 2집 ‘Death Certificate’에 실린 곡이다. 가사는 그해 3월 한국 상점 주인의 총격에 흑인 소녀가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복수를 암시한다. 이듬해 로스앤젤레스 폭동에서 한인 상점들이 실제로 큰 피해를 입으면서 큐브와 ‘Black Korea’는 현지 한인들 사이에 공분을 사는 금기어가 됐다.

큐브는 본보에 “한때 젊고 감정이 앞서 잘못된 노래를 만들기도 했다. 그 곡(‘Black Korea’)과 ‘Cave Bitch’(1993년) 등 몇 곡은 되돌려 수정을 하거나 무르고 싶은 곡들”이라고 털어놨다. ‘Cave Bitch’는 백인 여성을 조롱해 논란이 된 곡이다.

큐브는 ‘갱스터 랩’ 장르의 대표적 인물이다. 1986년 닥터 드레 등과 그룹 N.W.A.를 결성해 ‘Fuck tha Police’ 등을 발표하며 당시 범죄, 마약, 인종차별로 얼룩진 미국 서부의 실상을 노골적 가사에 실어내 미국 사회에 충격을 던졌다. N.W.A. 탈퇴 후 솔로 래퍼이자 영화배우와 제작자로 변신했다. ‘아나콘다’ ‘트리플 엑스’에 출연했고 N.W.A.의 활동기를 다룬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2015년)을 공동 프로듀스했다.

큐브는 “랩이 없었다면 난 길바닥에서 삶의 목표를 잃고 마약 판매나 강도짓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8년 만의 정규앨범) ‘Everythang‘s Corrupt(모든 게 썩었어)’를 올가을에 낼 계획이다. 현 사회의 문제를 풀어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이날 큐브는 논란을 의식한 듯 공연 내내 ‘아이 러브 사우스 코리아’를 외쳤고 ‘Black Korea’ ‘Fuck tha Police’ 등 논란이 될 만한 곡은 부르지 않았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