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사형 위기’ ISIS 신부…“남편이 래퍼라고 속여”

phoebe@donga.com2018-05-23 18: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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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관련 없는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이라크 법원이 수십 명의 외국인 ISIS 신부들에게 줄줄이 보복성 사형 선고를 내리고 있다고 5월 22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판사가 판결을 내리기 전 여성들에게 목숨을 구걸할 시간이 10분 주어졌습니다. 2014년부터 2017년 사이 이라크 일부 지역을 점령하고 광기 어린 살인을 감행했던 남편들 때문에 이들 상당수는 이라크 사법부와 현지인들의 동정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국적 29세 자밀라 부투아토(Djamila Boutoutao) 씨는 지난 4월 법정에 출두해 남편에게 속아서 결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래퍼와 결혼한 줄 알았는데, 남편과 일주일간 터키로 휴가를 떠난 후 남편이 지하디스트인 걸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희생자입니다. 남편은 저를 때렸고, 제가 그를 따라가지 않겠다고 하자 저와 아이를 동굴에 가뒀습니다.”

110개국에서 온 4만 여명의 외국인이 지하드 그룹에 가입하기 위해 이라크와 시리아로 여행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중 약 1900명이 프랑스인이고 약 800명이 영국인입니다.

지난주 법원에 다시 출두한 부투아토 씨는 “난 감옥에서 미쳐가고 있다”라며 “내 딸을 그들이 데려가게 하지 말아 달라. 우리 부모님에게 연락하면 돈을 줄 것이다. 제발 날 좀 여기서 꺼내달라”라고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법원 어디에도 그를 도와줄 프랑스 관계자는 없었습니다.

바그다드 법원은 적어도 40명의 여성이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3명의 판사 중 한 명은 몇 가지 말장난 같은 질문을 한 다음 피고인을 불렀습니다. 검사는 짧은 성명서를 작성했고, 국선변호인은 간단한 편지를 읽었습니다. 국선변호인은 피고인과 대화조차 하지 않았고, 수사 메모와 요약본만 봤다고 말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가 지난 2년 동안 공정한 재판을 촉구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10대 독일 여학생 린다 웬젤이 모술에서 이라크 병사들에게 잡혔다. 출처=유튜브
대부분의 여성은 과부가 됐습니다. 테러리스트 아버지가 죽고, 이 여성들은 자녀들의 유일한 보호자입니다.

하지만 내전의 상처에서 회복하지 못한 이라크 사회에는 지하디스트에 대한 잔인한 분개만이 남아 있습니다. 프랑스와 다른 유럽 국가 역시 이라크 법정에 있는 시민들에게 적대적입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지난 4월 바그다드의 한 법원은 ISIS에 가담하고 지원한 혐의로 러시아 여성 19명에게 종신형을 선고했습니다. 이들 역시 “우리가 이라크에 있는지 몰랐다. 남편, 아이들과 터키에 갔는데, 갑자기 그곳이 이라크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알자지라는 2만 명 이상이 ISIS와의 연계를 이유로 구금되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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