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칼에 21번 찔려도…어린 딸 구하려고 희생한 엄마

phoebe@donga.com2018-03-16 18: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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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심 많은 남자 친구의 잔혹한 손에 목숨을 잃으면서도 엄마는 아기를 놓지 않았습니다.

한 영국 엄마가 아이 아빠가 휘두른 칼에 찔리고 불길에 휩싸이면서도 두 살 난 아이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던졌다고 3월 15일(현지시간) 영국 미러가 법원 판결문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보육교사인 린 콜피(Leanne Collopy‧25) 씨는 전 남자친구 살림 사이드(Saleem Said‧40) 씨가 휘두른 칼에 21번 찔렸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그는 미리 산 휘발유를 뿌려 놓은 곳에 린 씨를 유인하고 불을 붙였습니다.

불길이 등을 타고 번져가도 린 씨는 딸 레일라(Leila‧2)를 품에 꼭 안았습니다. 아이만은 아버지의 손에 죽지 않길 바라고 온 몸으로 감싸 안았습니다.

경찰과 소방관들이 랭커셔주 로텐스톨에 있는 사고 현장에 출동했을 때, 이웃들은 “살려줘요! 도와줘요! 그가 날 찌르고 있어!”라고 소리치는 걸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집에 들어갔을 때 린 씨는 얼굴, 가슴, 다리, 팔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고, 몸 65%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보육교사 린 씨는 4일 후 병원에서 숨졌습니다.



숨진 린 씨와 전 남자친구 사이드 씨. 사이드 씨는 자신의 범죄에 대해 아무런 반성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말했습니다. 
레일라는 엄마의 피에 젖은 채로 발견되었고, 충격에 휩싸인 채 눈을 크게 뜨고 부엌 작업대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이도 얼굴과 손에 화상을 입어 지속적인 피부 이식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죽어가던 엄마는 딸을 살리려 몸에 물을 끼얹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이제 어린 소녀는 저녁마다 그날의 끔찍한 기억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자다가 “엄마가 뜨거워요! 레일라도 뜨거워요! 아빠”라고 소리쳤습니다.

다행히 이웃집에서 자고 온 네 살배기 언니 로라(Lola)는 영문을 모른 채 “왜 우리 엄마는 하늘나라에 가셔야 했을까?”라고 물었습니다.

지난해 7월 린 씨와 헤어진 사이드 씨는 앙심을 품고 린 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는 금속 수갑, 덕트 테이트, 휘발유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누군가를 죽이고 잡히지 않는 방법’, ’어떻게 빠르게 불을 지를 수 있는가‘ 등을 검색했습니다.

이날 법정에서 사이드 씨는 살인과 방화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최소 30년 이상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입니다.

린 씨의 어머니 줄리 도허티 씨는 법정에서 “린은 평생을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했다. 우리가 지금 느끼는 공허함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 아이는 매우 자랑스러운 어머니였다”라고 말하며 흐느꼈습니다.

린 씨와 사이드 씨가 헤어진 이유는 사이드 씨의 소유욕과 폭력성 등입니다. 다툼 끝에 린 씨는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사이드 씨는 연애가 끝난 걸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는 린 씨를 살해하기 몇 주 전, 문자메시지로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단지 낮과 밤, 세상은 우울하고 할 수 있는 건 없어. 넌 원하던 걸 얻었고, 내 인생은 망가졌어”라고 보냈습니다.

살인이 있던 날 사이드 씨는 딸을 만나러 갔고, 린 씨는 친구들과 있겠다며 자리를 피했습니다. 그날 저녁 그는 전화를 걸어 아이 요람을 깜빡 잊고 안 가져왔다며 자기 집에 와달라고 유인했습니다.

검사는 “이것은 린 씨를 유인하기 위한 술책이었다. 그래서 그는 계획된 공간에서 린 씨를 계속해서 찔러 죽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린 씨가 어린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동안에도 공격은 계속되었습니다. 젊은 엄마의 마지막 행동은 불길 속에 갇혀 있던 딸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경찰은 어둡고 연기로 차 있는 부엌 조리대 위에 똑바로 앉아 있는 어린아이를 발견했습니다. 아이는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고 있었으나,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얼굴과 손은 화상을 입었고, 어머니의 피가 잔뜩 묻어 있었습니다. 피고인이 휘두른 흉기에 아이 등에 긁힌 상처 자국이 있었습니다.

가질 수 없다면 널 죽이겠다는 데이트 폭력 살인. 끝은 처참했습니다. 아빠 사이드 씨가 감옥에 들어가도 이 가족의 상처는 아물기 어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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