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성차별 광고 ‘반전’ 시켰더니…”둘 다 끔찍하네”

celsetta@donga.com2018-01-18 16: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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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lirezkalla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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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이 극심하던 1950년대에는 ‘하루 종일 요리와 청소를 하고 남편을 왕 받들 듯 모시면서도 늘 아름다운 미모와 미소를 유지하는 가정주부’가 이상적인 여성의 기준이었습니다. 미디어에 등장하던 ‘이상적 미국 여성’들은 새벽부터 일어나 몸단장을 하고 기쁘게 집안일과 육아에 매달렸습니다.

자연히 이 시대 발행된 광고물들에는 당시 사회에 만연했던 성차별적 시선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집안에서 여성이 있어야 할 자리는 남성에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주방이라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다(음식점 광고)”, “여자들에게 이 세상은 남자들 것이라는 걸 보여주라(넥타이 광고)”, “여자가 병뚜껑을 열 수 있다고요?(케첩 광고)”같은 광고 문구가 아무렇지 않게 사용되던 시절이었습니다. 맛보기도 안 하고 아무 커피나 대충 사 왔다는 이유로 아내를 ‘체벌’하는 남편을 보여주며 ‘우리 회사 물건을 사면 남편에게 맞을 일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광고도 있었습니다.



사진=엘리 레즈칼라 씨 인스타그램(@elirezkallah)
레바논 출신 남성 사진작가이자 비주얼 아티스트 엘리 레즈칼라(Eli Rezkallah)씨는 얼마 전 친척 어른들과 대화하던 도중 그들이 여전히 1950년대식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런 사람들을 비판하고 성차별이 잘못된 것임을 한 눈에 보여주려 ‘평행우주에서 벌어지는 일(In A Parallel Universe)’라는 독특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엘리 씨는 1950년대에 만들어진 여성 비하 광고 등장인물들의 성별을 서로 바꿔 패러디함으로써 ‘남성이 차별 받는 가상세계’를 화면 속에 구현했습니다. 그의 손을 거친 광고들은 “남자는 주방을 떠나지 않는다”, “남자들에게 이 세상은 여자들 것이라는 걸 보여주라”, “남자가 병뚜껑을 열 수 있다고요?”와 같이 바뀌었습니다.

그가 공개한 프로젝트 이미지들은 곧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의 작업물을 본 사람들은 “양쪽 다 끔찍하다. 성차별이 얼마나 멍청하고 말도 안 되는 일인지 잘 느껴진다”, “원본을 보고는 별 느낌이 없는데 남자 버전 패러디만 유독 불쾌하게 느껴진다면 그 사람이 성차별주의자라는 증거. 정말 잘 만든 작품이다”, “그 누구도 성별 때문에 차별당하지 않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공감을 표했습니다.

엘리 씨는 “나도 그렇고, 세상 모든 남자들이 내 삼촌들처럼 성차별적인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내심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아직도 꽤 많이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입장 바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이 작품들을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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