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 차량사고 원인 여전히 미궁…‘지바겐’ 감정에 마지막 기대

최정아 기자
에디터 최정아 기자|
사진=동아닷컴DB
지난달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배우 고(故) 김주혁 씨의 최종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이 ‘머리 손상’으로 확인되면서 차량 사고를 유발한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14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김 씨를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조직 검사 결과 1차 구두 소견과 마찬가지로 사인이 머리뼈 골절 등 머리 손상으로 판단된다”는 회신을 보내왔다.

국과수는 약·독물 검사에서도 미량의 항히스타민제가 검출된 것 외에 알코올 등 특기할 만한 약물·독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심근경색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심장동맥 손상이나 혈관이상, 염증 등이 없어 심근경색이나 심장전도계의 이상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4시 30분께 벤츠 SUV ‘지바겐’을 몰고 코엑스 사거리에서 경기고사거리 방향으로 편도 7차로 가운데 4차로를 따라 진행하던 중 3차로에서 달리던 그랜저 승용차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이후 김 씨의 지바겐은 그랜저를 한차례 더 들이받고 나서 인도로 돌진, 인근 아파트 벽면에 부딪친 뒤 2m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김 씨는 사고 후 건국대학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당시 사고 영상이 공개되면서 김 씨가 왜 갑자기 운전 능력을 상실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했다.

김주혁은 평소 술을 한 방울도 못 마시고, 스스로 23년 무사고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운전에 능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김 씨의 건강이상설이 제기됐다. 그랜저 운전자가 애초 “김 씨가 추돌 직후 가슴을 움켜쥐었다”고 진술하면서 교통사고의 원인이 ‘심근경색’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 것.

하지만 운전자는 이후 “(김주혁이) 가슴을 움켜잡은 게 아니라 두 손을 핸들 위에 올려놓고 가슴을 핸들에 기댄 상태였다”고 진술을 정정했다. 국과수도 지난달 31일 부검 직후 김 씨의 직접적인 사인이 즉사 가능 수준의 심각한 두부(머리) 손상이며, 일각에서 제기된 심근경색 증상이 있었을 가능성은 낮다는 소견을 냈다.

국과수의 최종 부검 결과에서도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국과수는 다만 김 씨가 가슴을 운전대에 기댄 채 양손으로 운전대를 감싸 쥐고 괴로워했다는 진술에 비춰봤을 때, 사후에 밝히기 어려운 급격한 심장·뇌 기능 이상이 치명적인 머리 손상 전 선행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부검에서 사고 원인을 특정할 만한 유의미한 결과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김 씨의 ‘지바겐’ 차량에 대한 감정 결과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국과수에서 진행되고 있는 차량 감정은 약 한 달 정도 더 소요될 전망이다. 김 씨의 사고 경위와 사망 원인 등은 이 차량 감정 결과가 나와야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 차량 조수석 밑에서 발견된 블랙박스에 대한 정밀 분석도 진행 중이다. 블랙박스에는 전방 영상만 있을 뿐 음석 녹음은 안 돼 있었으나, 경찰은 혹시라도 음성녹음이 돼 있는지 본체를 분석 중이다.

경찰은 또한 15일 오전 11시 도로교통공단과 합동으로 사고 장소 조사를 벌여 차량 속도와 타이어 흔적(스키드마크) 등에 대한 분석을 벌일 계획이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