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썩는 냄새 진동하는 여자, 알고보니 '트리메틸아민뇨증'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7-08-14 11: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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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arcroft Media
36세 영국 여성 켈리 피도 화이트(Kelly Fidoe-White)씨는 어린 시절부터 ‘냄새’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은 채 자랐습니다. 친구들이 ‘너한테서 생선 썩는 냄새 나’라며 가까이 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피부가 건조해질 정도로 하루에 너댓 번씩 꼼꼼히 샤워를 해도 사람들은 인상을 찌푸렸습니다.

아무리 자기 몸에 코를 묻고 킁킁대 봐도 아무 냄새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겨드랑이 냄새인가 해서 온갖 데오도란트를 다 써 보았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방사선 촬영기사로 취직한 뒤에도 동료들은 켈리 씨를 슬금슬금 피했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이유였습니다.



스스로는 맡지 못하는 정체 불명의 냄새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켈리 씨는 점점 사람을 피하게 됐습니다. 직장 근무시간도 일부러 직원이 적은 밤 시간대로 잡았습니다.

그러던 중 켈리 씨는 ‘트리메틸아민뇨증(Trimethylaminuria)’ 라는 병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트리메틸아민뇨증은 ‘생선 악취 증후군’이라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트리메틸아민(TMA)은 생선 냄새를 풍기는 화학물질로, 간에서 트리메틸아민을 ‘TMAO(trimethylamine-N-oxide)’로 바꾸지 못하면 그대로 소변이나 땀, 호흡을 통해 배출되며 주위에 강한 악취를 풍기게 됩니다. 트리메틸아민뇨증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악취만 풍길 뿐 건강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사진=Barcroft Media
자기 증상과 똑 같은 병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켈리 씨는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안타깝게도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증상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키려면 보통 비누나 향수를 써서는 안 되고 피부 산도(PH)균형을 맞춰 주는 전용 세정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트리메틸아민 냄새는 호흡할 때도 풍기므로 전용 세정제를 쓴다고 해서 냄새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평범한 제품을 쓰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힘겨운 싸움이지만 켈리 씨 곁에는 다행히 든든한 아군들이 있습니다. 남편 마이클 씨는 영국 미러(Mirror)와의 인터뷰에서 “아내 몸에서 나는 냄새가 솔직히 많이 안 좋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저는 켈리에게 그 냄새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켈리는 냄새 때문에 자신감이 없었죠. 그래서 제가 든든하게 지지해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직장 동료 페이잘 바쉬르(Faysal Bashir)씨와 아샤 페로즈(Asha Feroz)씨도 켈리 씨의 좋은 친구입니다. 바쉬르 씨는 “켈리 씨가 복도를 지나가면 냄새가 남아요. 그 냄새 때문에 다른 직원들이 불평을 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가 좋은 동료라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라며 웃었습니다.

켈리 씨 역시 “병의 원인을 정확히 알게 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주변에 절 이해해 주는 사람들도 있어서 전보다 자신감이 생겼어요. 앞으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 겁니다”라고 당당히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