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랑 헤어진 뒤 자꾸 아파요, 저주인가요?”

동아사이언스
에디터 동아사이언스|
사진=Pixabay
※ 편집자 주

전 세계 65억 명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산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민의 수만큼 이 세상엔 해법을 제시해 줄 다양한 논문도 존재한다. 어떤 고민이라도 좋다. 고민이 생기면 주저 말고 기자의 이메일(yskwon@donga.com)으로 문의주시길. 과학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친절하게 답변해드리고자 한다.
여성의 연애감정을 적절하게 묘사해 인기를 끌고있는 네이버의 웹툰 '유미의 세포들'. 결국 유미와 웅이가 이별해 독자들의 안타까움을 자극했다. -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 제공
직장인 이 씨(34)는 최근 결혼까지 생각했던 여자친구와 이별했다. 신변보호를 위해 결론만 말하자면 이 씨의 결별선언이었다. 하루 이틀은 ‘바가지’에서 벗어나 후련했다고 한다. 건강함을 자신하던 이 씨지만 헤어진 뒤에는 감기가 떠나질 않는다고 한다. 밤에는 가위에 자꾸 눌려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는 이 씨가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원래 헤어지고 나면 자주 아파? 아님 이거 저주야?”


[답변]

(‘저주같은 소리하고 앉아있네’라고 적었다가 친절한 상담을 해드리겠다는 점이 생각나 지웠다.) ‘Aㅏ…’ 일단 제 3자로서 보기 좋던 이 씨 커플의 모습이 생각나 탄식먼저 건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씨가 감기에 걸린 건 이별 탓이 아니다. 하지만 원래 감기에 걸릴 타이밍이었다면 외로움이 증세를 악화시켰을 순 있다.

미국 라이스대 연구진이 학술지 ‘건강심리학 저널’ 3월 30일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이 감기를 유발하진 않지만 외로움을 타는 사람들 중 75%는 감기에 걸릴 경우 더 심한 증상을 앓는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외로움은 ‘질적 외로움’이다. 이 씨가 이별을 했어도 연락하거나 만나는 주변 사람의 수는 크게 변화 없다. 다만 전 여자친구의 존재감이 다른 사람들로는 채울 수 없을 정도였기 때문에 감정이 요동치는 거 아닐까.

괜히 허전함을 채운다고 SNS를 붙잡고 있진 않길 바란다. 연구진은 SNS를 통해 타인과 소통한다고 해서 외롭다는 감정이 해소되지도 않고, 증상 악화를 막을 수도 없다는 결론까지 내렸기 때문이다.
남자 주인공 웅이에게 먼저 헤어지자는 말을 건넨 여자 주인공 유미. 하지만 유미는 웅이의 대답에 따라 대답을 완전히 바꿀 준비를 한다. 실제로 여자의 마음은 정말로 갈대와 같아 상황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 네이버 웹툰 
제3자로서 남의 연애에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지만, 이 씨에게 해줄 수 있는 시기적절한 조언은 잠이나 푹 자라는 것이다. 추억을 되새기며 밤잠 이루지 못하는 행동이 오히려 전 여자친구를 더 잊기 힘들게 만들기 때문이다.

수면은 망각의 직효약이다. 학술지 ‘사이언스’ 2월호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자는 동안 우리 뇌는 신경활동을 크게 축소하며 그때 일종의 ‘기억 재설정’ 과정이 진행된다. 뇌의 신경세포끼리 연결하는 시냅스의 크기가 평균 18% 줄어든다.

새로운 기억과 정보를 저장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수면 동안 불필요한 정보를 제거하고, 동시에 중요한 기억을 강화한다. 하지만 이 연구의 방점은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같은 확고한 정보는 아무리 잠을 잔다고 해도,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단 간만에 생긴 여유를 즐긴다고 생각하고 연휴 동안은 충분한 잠을 청하길 바란다. 하지만 무슨 일을 해도 자꾸 더 생각이 난다면, 찾아가길. 작은 팁을 주자면 여자는 항상 남자의 태도에 따라 마음을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

‌권예슬 기자 ys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