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트럼프와 30분 데이트’ 가치가 5,800만 원?

celsetta@donga.com2016-12-08 17: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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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방카와 커피 데이트' 온라인경매 화면
기부하기 좋은 연말이 다가왔습니다. 미국에서도 연말이면 봉사나 기부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요. 자선단체들은 유명인들로부터 기부 받은 소장품을 경매에 부쳐 기금을 마련하기도 하고, 때로는 유명인이 직접 나서서 ‘스타와의 저녁식사 경매’같은 행사를 벌이기도 합니다.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의 딸이자 사업가인 이방카 트럼프도 이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이방카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아버지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며 인기를 얻었는데요. 트럼프재단은 온라인 경매사이트 채리티버즈(Charitybuzz)에 ‘이방카 트럼프와 커피타임을 즐기세요’라는 제목으로 경매 한 건을 올렸습니다. 낙찰되면 이방카와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습니다.

트럼프재단 측은 이 ‘데이트’의 가치가 5만 달러(한화 약 5,800만 원)에 달한다고 추정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낙찰 받더라도 바로 데이트를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재단 측이 밝힌 ‘이방카와의 데이트’ 낙찰자가 명심해야 할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17년 1월 1일부터 2018년 1월 1일 사이에 약속을 잡을 수 있음
- 단 뉴욕 트럼프타워나 워싱턴DC의 트럼프 국제호텔에서만 가능. 장소는 이방카의 스케줄에 따라 조정
- 낙찰자 포함 2명 참석가능
- 대략적인 만남 시간은 30분에서 45분 사이
- 개인적인 만남이며 이방카와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사인은 받을 수 없음
- 낙찰받은 사람과 동반참석자는 반드시 미국국토안전부 비밀수사국의 전과기록조회를 통과해야 함
- 만남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국토안전부 비밀수사국 요원들이 현장에 함께할 예정
- 낙찰자가 협의사항을 어길 경우 트럼프재단은 환불 없이 낙찰을 취소할 수 있음

이방카와 커피 한 잔 하려면 까다로운 조건과 짧은 만남시간, 엄격한 감시를 모두 감수해야겠네요.

‌8일 오후 17시 현재 최고 입찰가는 17,500달러(한화 약 2,000만 원)입니다. 경매는 이번 달 20일 새벽 3시까지 진행되며, 낙찰액은 전액 성 주드 어린이 병원에 기부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잠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지난 11월 22일 워싱턴포스트와 CNN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재단의 회계보고서에서 기부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25만 8000달러에 달하는 재단 기부금을 개인 소송 자금으로 썼다는 혐의도 받고 있으며, 심지어 트럼프재단은 약 2만 달러의 기부금을 트럼프 초상화 사는 데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방카 팬에게는 이방카도 보고 기부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겠지만, 웬만하면 병원에 직접 기부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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