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성 무차별 폭행 男, 엄벌해야” 靑 청원

정봉오 기자
정봉오 기자2019-07-08 09: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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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이주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동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된지 하루만에 용의자인 남편이 긴급체포됐다. 전남 영암경찰서는 7일 베트남 이주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남편 A씨(36)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사안이 중대하고 보복범죄 가능성이 높은 점 등으로 미뤄 A씨의 상습폭행이 확인되는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SNS 캡처) 2019.7.7/뉴스1
두 살배기 아들이 보는 앞에서 베트남 출신의 이주 여성 아내를 3시간 동안 무차별 폭행한 30대 남성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청와대 국민청원으로까지 번졌다.

7월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전남 영암 베트남부인 폭행 강력한 처벌을 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2000명 이상의 국민 동의를 얻었다.



청원자는 “베트남 이주 여성을 폭행하는 장면을 봤는데 이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라면서 “어떻게 한국말을 잘 이해 못하는 사람을 저렇게 폭행할 수 있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분노했다.

이어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며 “대한민국 얼굴에 먹칠을 했다. 보통 그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올라온 ‘결혼이주여성 인권 및 권리를 찾아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도 1000명 이상의 국민 동의를 얻었다.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베트남 출신의 이주 여성인 아내를 무차별 폭행한 남성은 전남 영암군의 한 원룸에 거주하는 김모 씨(36)다.

경찰에 긴급 체포된 김 씨는 4일 오후 9시경 아내인 A 씨(30)의 뺨을 때리고 발로 걷어찬 뒤 구석에 쪼그려 있던 A 씨의 머리와 옆구리 등을 다시 주먹으로 때린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신 상태에서 이성을 잃고 폭력을 휘둘렀다”면서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A 씨는 “행복을 꿈꾸던 신혼생활이 남편의 폭력으로 망가졌다”며 “아들을 키우기 위해 이혼하겠다”고 진술했다.

김 씨와 A 씨는 2015년 만나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이후 A 씨가 임신을 하자 김 씨는 A 씨에게 베트남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아들을 낳아 키우던 A 씨는 올 5월 김 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A 씨는 지난달 19일 입국해 영암군의 원룸에서 김 씨, 아들과 함께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A 씨는 김 씨의 욕설과 폭력에 시달려야 했다. ‘한국말을 못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A 씨는 4일 오후 8시부터 남편이 폭행을 시작하자 탁자 위 기저귀 가방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올려놓고 영상을 몰래 촬영했다.

폭행이 끝나자 A 씨는 5일 새벽 베트남 지인에게 2분 33초 분량의 피해 동영상을 전송했다.

A 씨의 지인은 이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한국 남편과 베트남 부인의 모습, 한국은 정말 미쳤다’는 글을 게시했다.


영상에서 김 씨는 “치킨이 (배달) 온다고. 치킨 먹으라고 했지. 음식 만들지 말라고 했지. 여기 베트남이 아니라고”라며 외치며 A 씨를 폭행했다. 두 살배기 아들이 있었지만 김 씨의 폭행은 계속됐다.

지인들은 가정 폭력이 너무 심각하다고 판단해 5일 오전 8시경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를 접수한 뒤 곧바로 출동해 A 씨에게 피해 내용을 확인했다.

김 씨는 경찰의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다가 영상이 크게 확산된 6일 오후 8시경 경찰에 출석한 직후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7일 특수상해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적시해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