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의사, ‘섹시한 사진’ 올렸다고 면허 박탈 위기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9-06-21 16: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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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낭 웨 산 씨 인스타그램(@nangmwesan)
미얀마의 한 여성 의사가 개인 SNS에 ‘섹시한 사진’을 올렸다는 이유로 의사 면허를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낭 웨 산(Nang Mwe San·29)씨는 22세에 내과 의사가 되었으나 마음 한 편에는 늘 ‘섹시하고 아름다운 모델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었다고 합니다. 의사면허 취득 후 비영리 의료단체에서 일하며 환자들을 돌보던 산 씨는 2년 전인 2017년 마침내 꿈꿔 왔던 모델 커리어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경력이 얼마 안 된 의사는 한 달에 160달러(약 18만 원)정도밖에 벌지 못 하기 때문에 재정난을 극복해 보려는 의도도 있었습니다.



의사 일과 모델 일을 병행하기로 결정한 그는 개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수영복이나 짧은 원피스를 입고 관능적인 포즈를 취한 사진 등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미얀마 의사협회는 그의 이런 ‘돌출행동’을 달가워하지 않았습니다. 산 씨의 행동이 미얀마의 전통적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협회는 올해 1월 사진을 지우지 않으면 의사 면허를 박탈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산 씨는 최근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의사협회 측은 모델로서의 나를 존중하지 않았으며 내가 이상행동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매도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협회의 경고를 계속 무시한 산 씨는 결국 6월 3일 재차 강력한 경고장을 받았습니다.




사진=낭 웨 산 씨 페이스북(@NangMweSanPage)
힘들게 취득한 의사 면허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지만 산 씨는 본인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는 “면허 취소 결정을 내린 위원회는 남자 의사 11명에 여자 의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여성이 바지를 입는 것조차 싫어할 정도로 보수적이다.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대로 옷을 입고 커리어를 쌓을 권리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11일 산 씨가 SNS에 공개한 경고장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둘로 갈렸습니다. 산 씨를 지지하는 이들은 “협회가 이런 부분까지 간섭하는 건 지나치다”, “산 씨는 원하는 옷을 입을 자유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기본권과 민주주의가 ‘야한 옷 입고 포즈 취하기’에 있느냐”, “미얀마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야 한다. 의사 협회의 입장이 이해된다”, “선정적인 옷을 입고 모델 활동을 하는 의사에게 내 자식의 치료를 맡기고 싶지는 않다”며 비난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협회 측의 경고를 거부한 대가로 위기에 처한 산 씨는 면허가 아예 취소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정지 상태로 만들어 면허를 유지하고, 훗날 모델 커리어를 종료했을 때 다시 의료계로 복귀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