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매장 ‘통통한’ 마네킹 등장에…“저 몸으로 달린다고?”

최현정 기자
최현정 기자2019-06-15 09:40:01
공유하기 닫기
출처=나이키
최근 획일화된 미(美)의 기준을 거부하고 여성의 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신체 긍정(Body Positive)’ 바람이 불면서, 패션업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흉터나 대형 반점, 장애가 있는 모델을 광고 캠페인에 기용하는 가 하면, 뉴욕 패션 위크 같은 큰 무대에 과체중이나 임신을 한 모델이 당당히 서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스포츠 의류 회사 ‘나이키’가 영국 런던 매장에 통통한 체형의 마네킹을 진열해 신체 긍정 운동 대열에 합류했다.



나이키는 6월 5일 런던 플래그십 스토어에 ‘플러스 사이즈’ 마네킹을 세웠다. 나이키는 “스포츠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반영하기 위해 플러스 사이즈 마네킹을 선보이기로 했다”며 앞으로 전 세계 매장에 같은 마네킹을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많은 이들이 나이키의 변신을 지지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하지만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칼럼니스트 타냐 골드(TANYA GOLD)는 나이키가 과체중을 홍보하는 바람에 “비만과의 전쟁이 사라질까 두렵다”라고 9일 칼럼에서 지적했다.


골드는 마네킹을 “무감각하고, 거대하며, 광대하다”라고 하고, 건강에도 그리 좋아 보이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녀(마네킹)은 아무리 봐도 비만이고, 멋진 나이키 장비를 걸치고 달리기할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 달리기는커녕 당뇨병을 앓거나 고관절치환술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혹평했다.

골드의 칼럼은 소셜 미디어에서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영국 배우 자밀라 자밀(Jameela Jamil)은 “이건 미친 왕따다. 혐오 발언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이렇게 몸매를 토론하는 걸 허용할 수 없다. 우린 거대한 출판물에서 인종이나 종교에 관한 혐오를 허락하지 않을 거이다. @telegraph는 왕따와 증오를 지원하고 있다”라고 인스타그램에 썼다. 이어 “모든 체형의 사람들은 그들 자신에 대해 편안하고 좋게 느낄 자격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모델 이스크라 로렌스(Iskra Lawrence)는 자밀의 글에 공감하며, 체중이 건강의 지표는 아니라고 했다. 거식증을 앓았던 경험이 있는 로렌스는 인스타그램에서 “과거 나는 전통적인 마네킹 사이즈에 가까운 모습으로 살았지만, 현재 플로스 사이즈 마네킹에 가까워지고 있다. 날씬했을 때보다 지금이 더 건강하다. 말랐다고 건강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트위터 사용자들도 나이키를 지지하고 텔레그래프 칼럼에 분노를 표했다.


한 여성은 “나는 저 나이키 마네킹처럼 생겼지만, 올해 10km, 하프 마라톤, 마라톤을 완주했다. 비만 여성이 달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분명 바위 밑에서 살아왔던 거다”라고 일갈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다른 여성은 일반적인 날씬한 마네킹의 몸매가 실제 건강하지 않다는 2017년 연구를 인용했다. “2017년 식생활 장애 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 마네킹의 90% 이상이 의학적으로 저체중이어서 사람이 같은 신체 치수를 가지면 생리할 수 없을 정도로 체지방이 적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마네킹과 똑같은 체형으로 살고 있지만, 현재 유럽을 가로질러 도보 여행중이라는 여성도 나타났다.

이 여성은 “이 플러스 사이즈 몸은 5000마일(약 8047km) 도보 여행 중 1800마일(약 2897km)을 걷고 있다”라며 “누구도 자신의 몸이 운동에 부적합하다고 느끼게 해선 안 된다. 운동복 패션에서 배제 되어서도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추천 동영상 ▼